▲ <늑대의 유혹>의 조한선과 이청아. 오른쪽 얼굴은 ‘귀여니’ 이윤세씨. | ||
송승헌과 정다빈 주연의 <그 놈은 멋있었다>, 그리고 조한선, 강동원 그리고 신인 이청아 주연의 <늑대의 유혹>. 최근 가장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청춘스타들이 총 출동한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인터넷 소설 작가 ‘귀여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이다.
지난 7월12일과 13일 연달아 열린 두 영화의 시사회. 귀여니는 두 번 모두 무대 인사에 올라 설레는 표정으로 자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성공을 기원했다. 영화에 대해서는 “제가 쓴 글이 영화가 되니 신기하다”며 말을 아끼는 눈치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 인터넷 소설 영화화 붐이 일었지만 성과는 그다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때문에 네티즌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귀여니 역시 그리 큰 기대를 불러 모으지는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사회가 끝난 뒤 분위기는 달라졌다. 분위기만 잘 타면 두 영화 모두 5백만 관객의 대박을 터뜨려 합계 천만 관객이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 다시 말해 ‘천만 관객의 신화’를 이어갈 기대주로 귀여니가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다.
▲ <늑대의 유혹>의 조한선과 이청아(왼쪽), <그놈은 멋있었다>의 송승헌. | ||
귀여니는 달라진 지금의 10대를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판타지를 사용하고 있다. 요즘 10대들이 꿈꾸는 판타지를 활용해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그려내며 동시에 오늘날 10대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남자 주인공은 모두 학교 ‘짱’이다. 과거의 고교 짱이 ‘주먹’으로 대표됐다면 요즘 ‘짱’은 주먹과 함께 외모까지 최고다. 때문에 과거의 ‘짱’이 남자들 사이의 의리로 표현되는 존재였다면 요즘 ‘짱’은 여학생들 사이의 인기로 부각되는 존재에 더 가깝다.
이런 ‘짱’을 남자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은 요즘 고등학생들이 꿈꾸는 짱에 대한 판타지를 자극하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된 것. 때문에 ‘짱’과 여자 주인공의 교제 역시 판타지에 충실하다. 두 영화에서 모두 ‘짱’이 여자 주인공에게 최고급 휴대폰을 선물한다. 그것도 새로 구입한 것이 아닌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폰을 건넨다. 요즘 젊은 여성 사이에서 ‘남자 친구가 사용하던 최고급 휴대폰을 선물 받는 것’은 선물과 관련된 최고의 판타지 가운데 하나다.
<그 놈은 멋있었다>에 등장하는 정다빈이 수능을 보던 도중에 시험장을 박차고 나와 송승헌과의 약속 장소로 뛰어나가는 장면은 상당히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수능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한 고등학생들은 대부분 이런 상상을 하곤 한다”는 게 귀여니의 설명. 이 장면을 ‘유치한 설정’과 ‘판타지’ 가운데 어느 것으로 받아들이느냐가 세대를 구분하는 기준이 될 정도다.
<늑대의 유혹>에서는 외제차와 고급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이 많아 나온다. 법적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없는 고등학생들에게 외제차를 태워주는 남자 역시 판타지의 대상.
물론 여타의 인터넷 소설들 역시 이런 10대의 달라진 모습을 담아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귀여니의 장점은 드라마가 강하다는 점. <늑대의 유혹>의 김태균 감독은 “귀여니 소설을 영화화한 가장 큰 이유는 드라마와 멜로 축이 강해서”라면서 “소재와 내용이 새로우면서 스토리 라인까지 튼튼한 점이 귀여니의 강점인 것 같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흥행 성공 여부. 특히 영화 속 주인공과 비슷한 세대인 10대와 20대 초반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