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파리의 연인>의 두 주인공, 박신양·김정은의 개런티에 대해서는 그동안 알려진 바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이들의 개런티가 회당 2천5백만원이라는 구체적인 얘기가 나돌고 있어 그 진위 여부를 집중 취재했다.
지난 주 시청률 45%를 넘어선 SBS <파리의 연인>은 6월12일 첫 방송 이후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데렐라 스토리라는 뻔한 전개와 현실감 떨어지는 구성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역시 두 주연배우 박신양·김정은의 맹활약 덕분.
두 배우 모두 드라마 출연은 오랜만이다. 박신양은 지난 98년 SBS <내 마음을 뺏어봐> 이후 6년 만에, 김정은은 지난 2002년 SBS <아버지와 아들> 이후 2년 3개월여 만에 TV드라마로 돌아온 것. 이들이 드라마를 선택한 것에는 물론 각자의 극 중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지만, 아무래도 ‘개런티’를 빼놓고 얘기할 순 없다.
드라마 출연 배우들의 개런티가 치솟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강수연이 SBS <여인천하>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당시 강수연은 회당 5백만원의 개런티를 받아 최고액을 기록하면서 1백50회 출연에 무려 7억5천만원의 거액을 챙겨갔다. 그리고 이후 스크린 스타들의 드라마 복귀가 러시를 이루더니 2002년 전도연이 <별을 쏘다>로 4년 만에 컴백했고 이어 2003년 김혜수도 KBS <장희빈>에 출연하면서 회당 7백만원대의 개런티를 기록했다.
이처럼 그간 스크린 스타들의 드라마 복귀 때마다 알려졌던 개런티 규모가 <파리의 연인>에서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어 궁금증을 부채질 했다. 더구나 <파리의 연인>은 준비 기간만 1년 가까이 됐고 배우 섭외 역시 초기 단계부터 어느 정도 ‘확정’된 상황이었다. <장희빈> 때 ‘급하게’ 배우를 섭외하느라 제작진이 곤욕을 치렀던 경우와 비교한다면, 개런티 부분에서도 제작진과 배우 사이에 충분한 논의를 거쳤을 가능성이 크다.
▲ 이영애(위), 심은하 | ||
하지만 이에 대해 제작사 및 배우들은 공식적으론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고개를 내젓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개런티를 공개할 수는 없다는 입장. 뿐만 아니라 제작사 측은 아예 개런티 및 금전적인 내용과 관련해서는 ‘언급’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파리의 연인>의 제작사 ‘캐슬 인 더 스카이’의 윤하림 PD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방송과 관련해 여러 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어 그에 관해 답변할 수는 없다”며 “돈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의 한 스태프는 자신이 알고 있는 비교적 구체적인 개런티 액수를 ‘살짝’ 털어놓았다.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그 스태프는 “박신양씨는 회당 ‘1천5백만원’, 김정은씨는 ‘1천2백만원+α’로 알고 있다. α는 OST 및 판권료 등 추가 수익에 대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정은의 매니저 추연진씨는 이런 내용에 대해 “2천5백만원이라는 액수는 터무니없다”며 “(김정은의) 개런티는 1천만원 정도이고 추가 옵션은 계약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미 배우의 1회 드라마 출연료는 ‘1천만원’을 뛰어넘는 시대가 되었다.
<대장금>의 이영애가 4회 연장 촬영을 하면서 ‘회당 1천5백만원’을 받은 것과, 심은하의 경우 <장희빈>의 출연 섭외를 받으며 당시 외주 제작사인 e스타즈로부터 ‘회당 2천만원’을 제시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2천만원’ 시대도 머지 않은 실정이다.
이처럼 드라마 개런티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제작사가 독립프로덕션(외주 제작)일 경우에는 제작비 중 상당 부분이 배우 개런티로 할당되고 있는 상황. 아예 외주제작 되는 드라마에만 출연하려는 배우들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배우들의 요구대로 개런티를 높여줄수록 제살을 깎아먹는 것밖에 안된다”며 방송 제작 현실을 꼬집었다. <파리의 연인>이 무리한 PPL(Product Placement, 특정한 상품을 영화나 방속 속의 소도구로 이용해 일종의 광고효과를 노리는 것) 삽입으로 눈총을 받고 있는 사실은 이런 상황을 씁쓸하게 반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