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영화 <빈집> 제작발표회. | ||
우선 노출은 없다. 지난 20일 <빈집> 제작발표회에서 밝힌 김기덕 감독의 노출 수위는 “생각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장면이 있지만 이 장면의 편집 여부를 고민중”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 바 있다.
하지만 확인 결과 13일 동안 진행된 영화 <빈집> 촬영에서 이승연의 노출은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빈집> 촬영에 참여한 한 스태프는 “노출이라 볼 수 있는 장면은 샤워를 마치고 옷을 입는 장면이 유일한데 이 역시 어깨선 정도만 드러나는 수준”이라며 “시나리오에 나오는 두 번의 정사신은 역시 키스신 정도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빈집>의 시나리오에는 총 두 차례의 정사신이 등장한다. 선화(이승연 분)가 남편(권혁호 분)에게 강압적으로 육체를 유린당하는 장면과 남자 주인공 태석(재희 분)과의 사랑을 키워가며 만드는 정사신이 바로 그것.
제작발표회에서 김 감독은 “우려되는 점이 있어 시나리오에서 50% 정도는 뺐다”고 말했다. 50%면 두 장면 가운데 한 장면만 촬영했다는 얘기. 이에 대해 촬영 스태프는 “수위가 높은 남편과의 정사신은 촬영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태석과의 정사신은 키스신 정도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 이승연은 컴백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시종 긴장된 모습이었다. 작은 사진은 남자 주인공 재희, 김기덕 감독(왼쪽부터). 임준선 기자 | ||
<빈집> 촬영 스태프들은 촬영 기간 동안 이승연이 비교적 조용하고 침착하게 지냈다고 설명한다. 극중 캐릭터 자체가 조금 어두운 사람인데 연기할 때는 물론이고 평소에도 극중 이미지와 비슷한 모습이었다고.
촬영 스태프는 “웃기도 하고 김 감독과 의사소통도 잘 되는 편이었다”면서 “다만 컴백에 대한 비난 여론이 생길까봐 걱정하는 모습이 그를 어둡게 보이게 한 것 같다”고 얘기한다.
이런 이승연의 심리는 제작발표회에서도 확인됐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다”고 당시 심경을 토로한 것. 이승연이 컴백을 앞두고 이렇게 큰 걱정을 하고 있는 이유는 이미 한 차례 마음고생을 치른 바 있기 때문이다.
이승연은 지난 98년 10월 운전면허를 불법으로 발급받은 사건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 및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후 5개월여의 시간이 흐른 뒤 심은하 주연의 <청춘의 덫>에 출연할 기회가 왔지만 이승연은 비난 여론을 우려해 출연을 번복한 바 있다. 다시 5개월여의 시간이 흐른 뒤 K-2TV 미니시리즈 <초대>에 캐스팅된 이승연은 네티즌은 물론이고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컴백을 반대하는 바람에 또 한 번 눈물을 떨궈야 했다. 결국 이승연의 컴백은 집행유예 기간이 모두 끝난 99년 11월이 되어서야 가능했다.
어떤 사건에 연루된 연예인들은 대부분 일정 기간의 자숙기간을 갖고 연예계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승연만큼 컴백하는 과정에서 혹독하게 어려움을 겪은 연예인도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큰 파장을 불러 모았던 ‘위안부 누드’ 파동을 딛고 돌아온 이번 컴백이 이승연으로선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마약과 누드집 논란에도 불구하고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며 자연스레 컴백한 성현아에 이어 김기덕 감독의 손을 잡고 조용한 컴백을 바라는 이승연이 과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그 관건은 <빈집>이 베니스 영화제에 초대받을 수 있을지의 여부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베니스 영화제 출품 시기에 맞춰 제작된 <빈집>은 해외에서 먼저 개봉된 뒤 가을 쯤 국내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