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효리 | ||
그런데 이효리의 스크린 데뷔 소식이 새롭지가 않다. 이미 ‘영화 데뷔’ 소식만 이번이 세 번째이기 때문. 그동안 이효리의 스크린 진출작으로 거론됐던 작품들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가수로서 성공을 거둔 이효리의 배우 데뷔가 자꾸 늦어지는 사연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효리가 영화진출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영화데뷔 소식이 처음 전해진 것은 지난해 8월부터. 당시 이효리의 첫 데뷔 작품으로 <삼수생의 사랑이야기>가 거론됐다. 이 영화에서 이효리는 음대에 진학하려는 삼수생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미대생 ‘유니’ 역을 맡을 예정이었다. 원작에 여주인공이 속옷만 입은 채 전라의 남자 앞에 서는 장면이 포함돼 있어 당시 이효리의 노출 수위를 놓고도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삼수생의 사랑이야기>는 ‘그후로도 오랫동안’ 감감무소식인 채 흘러왔다. 더구나 이효리가 이후 홍콩 영화에 진출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동시에 여러 작품에 출연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했다. 이에 대해 <삼수생의 사랑이야기> 제작사 튜브픽쳐스 측은 ‘시나리오 작업중’이라는 답변을 건네 왔다. 튜브픽쳐스의 이선희씨는 “아직 시나리오가 완성되지 않아 촬영이 언제쯤 시작될지 알 수 없다”면서 “이효리와의 계약은 파기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효리 측의 입장은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 ‘없던 일’로 했다는 것. DSP엔터테인먼트의 길종화 실장은 “가계약 상황이었기 때문에 계약 부분의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효리의 홍콩진출 소식은 올해 초 들려왔다. 지난 3월 홍콩을 방문한 이효리가 서극과 성룡을 연이어 만나면서 영화진출 소식이 함께 전해진 것. 당시 서극 감독과는 <이니셜D>라는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보도된 바 있다. 또한 <이니셜D>에서 이효리가 맡을 예정이었던 캐릭터는 ‘원조교제를 하는 여고생’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효리는 성룡과도 파트너십을 이룰 예정이었는데, 지난 3월 말께 시나리오가 완성돼 6월부터는 촬영에 들어가는 걸로 알려졌다.
이효리의 연이은 홍콩진출 소식에 국내 연예관계자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지만, 두 작품 모두 이후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일본 만화가 원작인 <이니셜D>의 경우 판권문제가 걸림돌이 되어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고 한다. 또한 성룡 측으로부터 건네진 시나리오가 이효리의 컨셉트에 맞지 않아 이 역시도 지지부진해지고 말았다는 것.
현지의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홍콩진출에 차질을 빚자 이효리가 택한 영화는 다시 국내영화다. 여기엔 아무래도 첫 데뷔작은 한국영화가 좋겠다는 심사숙고 끝에 내린 판단도 작용했다고 한다. 내년 초 크랭크인 되는 <공즉시색>에서 이효리는 적극적인 신세대 대학생 ‘성은’을 연기할 예정이다. 이 작품의 시나리오가 이효리 측에 건네진 것은 3개월여 전. 이효리는 무엇보다 자신이 맡을 주인공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 그동안 받아온 수많은 시나리오 중에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한다.
영화 제작사 측에서도 ‘성은’의 캐릭터에 대해 이효리가 적역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제작사인 크리스마스 엔터테인먼트 윤기범 실장은 “성은은 톡톡 튀는 성격을 가진 인물로 남자 위에서 군림하며 강한 모습도 보이지만 결국 진실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효리 역시 “성은의 모습이 평소 나의 모습과 비슷해서 연기하기도 편할 것 같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상대 배역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나 이효리의 스타성에 걸맞은 톱클래스의 배우들을 대상으로 물밑 작업중이다.
그런데 이효리가 <공즉시색>으로 영화에 데뷔한다고 믿고 있던 연예 관계자들은 최근 뜬금없는 드라마 출연설에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었다. 내용은 아주 구체적으로 이효리가 내년 1월 박진우 작가의 SBS <눈꽃>에 김희애의 딸 역으로 출연할 것이라는 스토리였다. 이에 대해 박진우 작가의 ‘스승’인 김수현 작가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글을 홈페이지에 남겨 파문이 일기도 했는데, 이효리측에선 지난 2일 이효리가 <눈꽃>을 통해 영화보다 드라마에 먼저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최종 발표했다.
‘이효리’ 자체만으로도 젊은 세대들의 유행을 주도해나가는 그녀이기에, 연기자로의 변신에 기대와 함께 우려도 큰 게 솔직한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