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입대 의사를 밝힌 윤계상, 원빈, 이동건(왼쪽부터). 연예계는 스타들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까 벌써부터 한걱정이라고. | ||
2005년은 사실 병역비리 파문과는 별개로 이미 연예인의 대거 군 입대가 예정된 시기였다. HOT, 젝스키스, god 출신의 아이돌 스타들의 군 입대가 계획돼 있었던 것. 대학 또는 대학원에 다니며 입대를 미룬 아이돌 스타들이 대부분 내년 졸업 예정자들이라 이들의 군 입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2001년 병역법이 개정되면서 유승준과 함께 관심의 초점으로 부각됐던 HOT 출신의 토니 안은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징병신체검사를 받아 3급 현역 판정을 받은 상태. 현재 JTL에서 함께 활동중인 또 다른 HOT 출신 장우혁과 함께 두 사람은 내년 상반기에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할 예정이다.
‘습관성 어깨탈골’로 면제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던 HOT 출신 문희준은 최근 언론을 통해 자신이 1급 현역 대상자임을 밝힌 바 있다. 문희준 역시 내년에 대학원을 졸업하면 곧 군에 입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god 출신의 윤계상 역시 1급 현역 대상으로 내년에 대학을 졸업한 뒤 영장이 나오면 곧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연기자들의 군 입대 역시 줄을 잇는다. 우선 <태극기 휘날리며>로 천만 관객 시대를 연 원빈이 내년에 입대한다. 입버릇처럼 2005년에 군대 가겠다는 말을 달고 산 원빈은 개봉을 앞두고 있는 <우리형> 기자시사회장에서도 이와 같은 입장을 재천명했다. 다만 내년 초 입대 예정이었던 계획을 수정, 한 편 정도 영화를 더 찍고 내년 말에 입대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소속사 측의 설명.
또 다른 톱스타인 양동근과 지성 역시 내년 상반기 입대를 계획하고 있다. 용인대 연극학과에 재학중인 양동근과 수원대 연극영화과에 재학중인 지성은 아직 졸업까지 여유가 있는 상황.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군복무를 마친 뒤 학교에 복학해 연기 활동을 병행하고 싶다고 밝혀 조금이라도 졸업 시기를 늦추고 대학원까지 진학하며 입대를 미루려하는 다른 연예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오랫동안 앓아온 천식으로 인해 <다모> 출연을 번복,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이정진은 한동안 병역 기피 의혹에 시달려 왔다. 하지만 이정진 역시 내년 정도에 묵혀둔 ‘숙제’를 해결할 모양이다. 소속사인 스타J의 한 관계자는 “우리 회사 소속인 양동근이 내년 상반기에 입대하고 이정진도 빠른 시일 안에 입대할 것이다. 이들보다 한두 살 나이가 어린 조현재만 아직 입대 시기를 결정하지 않았을 뿐 모두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파리의 연인>의 이동건, <사랑을 할거야>의 연정훈 등이 내년 하반기에 입대할 것이라고 밝혀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연예 관계자들은 “군 입대를 피할 수 없다면 가장 좋은 시기를 선택하는 게 좋다”면서 “병역 비리로 세간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떳떳하게 입대하는 모습을 선보여 좋은 이미지를 심어두는 게 전역 이후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군 입대 시기를 공개적으로 밝힐 경우 CF 계약에서 손해가 따를 수 있다는 것이 연예 관계자들의 전언. 이런 이유로 입대시기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내년에 입대를 앞둔 연예인이 여러 명이라는 게 연예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지난 95년 차인표, 이정재, 이휘재, 단 세 명의 톱스타가 나란히 군에 입대하며 화제가 됐던 데 비교하면 이번에는 그 규모가 수십 명으로 늘어났다. 따라서 연예부 기자들 사이에선 “내년에는 논산으로 취재 갈 일이 줄을 이을 것 같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올 정도다. 톱스타의 병역 비리가 화제가 된 마당에 스타들의 떳떳한 군 입대는 더 큰 뉴스가 될 듯. 대부분 국방부 국방홍보원의 홍보지원반 등에서 군 생활을 하게 되는 연예인들을 상대로 <태극기 휘날리며2>는 아니더라도 최고의 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하는 국군 홍보 영화 제작은 가능해진다.
다만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짙은 한숨만이 가득하다. 주연급 남자 배우들이 대거 군에 입대하면서 배우기근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얘기. 불황에 허덕이는 가요계 역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아이돌 스타들의 군 입대를 걱정하는 눈치다.
게다가 송승헌, 장혁, 한재석 등 연예계 병역 비리의 주인공들 역시 대부분 군 입대가 유력해진 상황이라 최악의 경우 병역비리 수사를 통해 비리 연루 연예인이 더 밝혀질 경우 스타기근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