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던 정 대표는 매니저라는 목표를 세우고 무조건 당시 최고의 가수인 조용필을 찾아갔다. 조용필의 매니저가 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대답은 당연히 ‘노’.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석 달 동안 당시 조용필의 소속사였던 ‘필기획’을 드나들며 매달린 끝에, 조용필의 로드매니저가 된다.
그후 영화 OST 제작에 투신하며 조용필의 곁을 떠난 정 대표는 매니지먼트사인 EBM을 설립, 정우성(93년), 김지호(94년)를 발탁하면서 매니저로서의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간다. 96년 대학 동기인 박신양이 합류하고 97년에는 장혁과 전지현을 발굴, 역시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시키며 확실한 ‘스타메이커’로 자리잡게 된 것.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의 매니지먼트사인 싸이더스HQ를 이끌고 있는 정 대표는 소속 연예인에게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 최고의 매니저로 각광받고 있다. 지금까지 함께 활동해온 연예인 가운데 그를 떠난 사람은 김지호가 유일할 정도. 유난히 이동이 잦은 연예계 풍토를 고려할 때 정 대표가 갖고 있는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연예계 내부에 적이 많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최근 영화사까지 설립할 정도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소속 연예인을 바탕으로 너무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는 등 뒷말이 끊이지 않았다.
[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