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용은 사귀던 남자에 대해, 아버지가 화교라는 사실에 대해, 그리고 숱하게 제의받았던 누드집 얘기까지 인터뷰 내내 자신의 생각을 또렷이 밝혔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한눈에 봐도 키가 껑충했다. 180cm의 키에 하이힐까지 신어 한참을 우러러 봐야 할 정도였다. 기자와 마주앉은 그녀는 진한 아이섀도와 마스카라, 그리고 짙은 색의 매니큐어를 바른 손톱을 내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업’ 시켰다.
그녀의 강한 첫인상은 기자만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관심을 표하며 다가오는 이성들도 그녀의 도도한 매력에 쉽게 가까워지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오빠, 동생’이 아닌 ‘형, 동생 하자’며 그녀와 ‘의리’로 가까워지는 남성들. 그래서 이기용의 주변엔 여자보다 남자친구들이 훨씬 많다.
인터뷰 내내 ‘확실한 주관’을 갖고 본인의 생각을 또렷하게 밝힌 이기용과 먼저 CF 얘기부터 시작했다. 2002년 슈퍼엘리트 모델로 데뷔해 눈길을 끌었지만 별다른 활동 없이 지내던 이기용에게 ‘SK스카이’ CF는 스타로 향하는 발판과도 같은 것이었다. 별 생각 없이 응시했던 모델대회에서 턱하니 붙은 이기용은 이후 2년 동안 별다른 활동 없이 지내왔다. 그러던 중 우연히 행운의 기회를 맞이했던 것.
“실은 이번 가을에 뉴욕으로 유학을 갈 생각이었어요. 모델 관련 공부를 더 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다가 요즘 갑자기 일이 잘 풀리기 시작해 잠시 미뤄뒀지요.(웃음)”
휴대폰 광고 촬영 때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단다. 영하 30도가 넘는 혹한의 캐나다 캘거리에서 그녀는 미니스커트와 스타킹만으로 이틀 동안을 버텨내야 했던 것. 그러나 추위에 떨며 뽐냈던 각선미는 시청자들의 뇌리에 각인되고 남을 만큼 근사했다.
▲ 주유소 cf | ||
“너무 기뻤죠. 인라인 스케이트도 전혀 못 탔는데 부랴부랴 배웠어요. 촬영 전날 새벽까지 연습하다가 달려갔어요. 요즘 전지현씨가 모델로 나오는 경쟁사(현대 오일뱅크) 광고와 비교를 많이 하시는데요. 저야 영광이죠, 호호.”
본인이 생각하는 매력 역시 ‘긴 다리’라고 한다. 얼굴 중에서는 눈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그런데 간혹 성형한 것 아니냐고들 의심해서 속상하다며 입을 내민다.
“아빠가 저랑 똑같이 생겼어요. 저처럼 짙은 쌍꺼풀이 있거든요. 예리한 분들은 눈 안쪽 부분도 수술로 넓힌 것 아니냐고 묻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너무 속상해요.”
이기용은 자신의 아버지가 화교라고 당당히 밝혔다. 연예인 중 몇몇이 화교인 사실을 밝히는 것을 꺼려하는데 반해 그녀의 고백은 솔직했다. “친가 쪽 친척들을 만나면 다들 중국어를 써서 알아듣기 힘들어요”라는 농담까지 건넬 정도. 대만에서 농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사촌오빠도 외모가 워낙 출중해 인기가 좋다고.
이기용은 이어 ‘한때’ 사귀었던 남자친구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데뷔 초 비의 백댄서로 활동하고 있는 남자친구 덕분에 춤도 자신 있다’고 말했던 이기용은 그 친구와 작년에 헤어졌다고 한다.
“이젠 다 지난 일이에요. 당시엔 큰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는데 요즘 둘 다 활동이 많아지니까 물어보는 분들이 많네요. 이미 오래 전 일인데 말이죠…. 전 남자친구가 있으면 당당히 얘기하고 싶어요. 그게 무슨 대단한 일인가요. 앞으로도 사귀는 사람이 생기면 있다고 말할 거예요. 그리고 결혼하고 싶어지면 언제라도 할 거구요.(웃음)”
이기용은 그동안 숱하게 누드촬영 제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 중엔 꽤 큰 액수의 개런티를 제시하는 곳도 있었다고. 그러나 누드집에 대한 생각은 이렇듯 확고하다.
“전 누드 찍을 거예요 꼭. 젊을 때의 예쁜 몸매를 남기고픈 욕심은 있어요. 그런데 찍더라도 팔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그저 제가 보관하고 싶어요. 누드를 상업적으로 찍는 것만큼은 절대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모델로만 활동하는 이기용은 앞으로 연기자로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은 ‘모델’로 불리는 것이 더 좋다고, 그저 조용히 오랫동안 활동하고 싶다고, 하루아침에 뜨는 깜짝 스타는 되기 싫다고 말하는 이기용, 그녀의 앞날에 탄탄대로가 펼쳐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