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주 | ||
2001년 MBC주말드라마 <그 여자네 집>에 출연한 이후 연기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김남주는 CF에서만은 어느 여배우 못지않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 그가 출연하고 있는 CF는 10편 가까이 된다. 그것도 아파트 냉장고 화장품 등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표방하며 톱스타만을 모델로 내세우는 CF들이다. 이렇다보니 하루 종일 CF를 통해 수십 번도 넘게 김남주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 냉장고 ‘지펠’은 3년째 메인모델로 활동하는 중. 1년 모델료만도 3억7천만원대에 이른다. 지난 8월 다시 전속계약을 체결한 김남주는 내년 여름까지 지펠의 모델로 변함없이 등장하게 된다. 김남주의 가장 ‘최근’ 모습을 볼 수 있는 곳 역시 CF. 대우의 아파트 ‘푸르지오’에 출연하고 있는 김남주는 벌써 일곱 번째 시리즈 광고를 찍었다. 푸르지오와는 올해 말까지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상황.
어떻게 연기를 중단한 이후 3년 동안 이렇듯 굳건하게 CF퀸 자리에 앉아있을 수 있는 걸까. 김남주는 배우로서도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만들어 왔으며, 그 이미지를 깨지 않고 유지해 왔다는 것이 CF모델로서의 가장 큰 장점이다. 때문에 인기나 인지도에 민감한 CF시장에서도 새롭게 등장하는 여배우들에게 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실 김남주는 몇 차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할 뻔했다. MBC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 명세빈이 연기해 인기를 끌었던 방송기자 ‘이신영’역과 영화 <귀신이 산다>에서 장서희가 열연했던 ‘귀신’역의 최종 물망에 올랐었던 것. 그러나 모두 본인이 고사했다. 김남주 자신도 연기를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고민을 안고 있지만 결정이 쉽진 않아 보인다. 매니저 정철원 팀장은 “여러 개의 시나리오와 대본을 받고 있지만 아직 고민중”이라며 “욕심일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남주씨의) 이미지에 맞는 역할을 고르다 보니까 늦어지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김남주와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는 인물은 고소영이다. 지난 2003년 초 영화 <이중간첩>의 실패 이후 연기자로서 주춤거리고 있다. 그러나 CF에서는 그를 따를 자가 없을 정도이며 모델료 역시 톱스타급.
▲ 고소영(왼쪽)과 이미연 | ||
이미연 또한 지난 2002년 영화 <중독> 이후 별다른 활동 없이 CF와 각종 행사장 등에서만 만날 수 있는 배우다. 이혼 이후 연기파 배우로서의 입지를 단단하게 굳힌 이미연이기에, 그녀의 컴백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은 게 사실. 이미연은 최근 내년 초 개봉예정인 영화 <10월의 일기>로 2년 만의 컴백작품을 정했다. 그가 맡게 될 역은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여형사 ‘추자영’으로 터프한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한다. 이미연의 한 측근은 “최근 열심히 운동하며 몸 관리를 하고 있다. 그동안 여행도 다니며 충분히 휴식을 취해 컨디션은 최상인 상태”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CF시장에서 퀸의 대우를 받고 있는 이들 여배우들에 대한 광고주의 생각은 어떨까. 김남주를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대우 푸르지오의 홍보팀 최일용 과장은 “모델이 다른 활동으로 인기를 끄는 것도 좋지만 소비자 조사결과 김남주씨의 이미지가 푸르지오와 잘 어울린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김남주의 연기활동보다는 ‘이미지’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 광고기획사 관계자는 “검증이 되지 않은 모델을 기용해 위험부담을 갖는 것보다는 지명도가 높고 모델로서 평이 좋은 기존모델을 쓰는 쪽을 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대기업 홍보담당자가 전한 ‘한마디’도 있었다. “이왕이면 모델로 활동하면서 영화나 드라마도 열심히 해주는 게 더 좋겠죠. 우리 회사의 경우 올해 말까지 계약돼 있는 모델 A씨와 재계약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A씨가 방송 활동을 너무 쉬는 바람에 소비자들에게 친근감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