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청담동 일대 고급 음식점 등 에서 발렛파킹(대리주차)을 하는 발렛맨들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왼쪽은 이병헌과 송혜교가 출연했던 SBS 드라마 <올인>의 한 장면.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발렛(Valet)통신’.
최고의 정확성을 바탕으로 연예계 뒷얘기를 전문으로 다루는 이들은 심야 몰래 데이트 등 스캔들 관련 정보에 일가견을 갖고 있다.
서울 청담동 일대 고급 음식점과 술집은 연예인들이 자연스럽게 사적인 시간을 즐기는 몇 안 되는 공간 가운데 하나다. 이런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가장 가까이서 보고 접하는 이들은 단연 그들이 타고 온 차량을 발렛파킹(대리주차)하는 발렛맨들. 이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 다시 말해 발렛통신은 비공인 최고 정확성을 자랑하는 연예계 정보망이라고 할 수 있다. 발렛맨들만이 공유하고 있는 최고의 정보는 어떤 내용일까. 청담동 유흥가 일대를 순회하며 발렛맨들의 얘기를 현장에서 직접 들어봤다.
발렛통신의 전공은 단연 스캔들이다. 아무리 연예인들이 몰래 데이트를 할지라도 차량을 맡기는 발렛맨들의 눈까지 피할 수는 없는 일.
우선 최근 결별한 이병헌 송혜교의 사랑이 한창 뜨거울 때 얘기. 와인을 마시며 데이트를 즐긴 두 사람은 와인바에서 나와 이병헌의 2인승 스포츠카에 함께 탔다. 이병헌은 송혜교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힌 상태에서 운전하겠다며 장난을 쳤고 이들의 애정 어린 장난이 차안에서 한참 동안 계속됐다고. 이들의 교제와 이별을 두고 ‘홍보용 커플’이라는 의혹도 많았지만 발렛맨들은 분명히 얘기한다. 그들은 너무나 사랑스런 한 쌍이었다고.
골목을 오가며 빈 공간에 주차하는 발렛맨들은 종종 뒷골목 차 안에서 벌어지는 애정행각을 목격하는 경우도 많다. 역시 주차시키고 돌아오던 한 발렛맨은 차 안에서 뜨거운 키스를 나누는 이들을 발견하게 된다. 몇 십분 동안 계속된 이들의 롱키스. 문제의 차를 자세히 보니 자신이 몇 차례 주차했던 가수 A씨의 승용차였다고 한다.
해외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B씨. 요즘 발렛맨들 사이에서는 B씨의 몰래 데이트가 최고의 화제다. “요즘 B씨가 밤늦게 카페를 찾아와선 먼저 와 기다리던 20대 여성을 만나는 모습을 자주 봤다”는 한 발렛맨은 “최근 한 달 동안 서너 번을 봤는데 차에서 내릴 때마다 휴대폰을 받는 시늉을 하며 얼굴을 최대한 가리더라”고 얘기한다.
▲ 발렛맨들이 간이 사무실에 모여 초겨울 밤 추위를 녹이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 ||
중견 배우 D양과 신세대 방송인 E군의 몰래 데이트도 눈길을 끈다. D양이 미리 예약해 둔 레스토랑의 룸에서 함께 와인과 식사를 즐긴 뒤 다정한 모습으로 나오는 모습이 발렛맨들의 레이더에 포착이 된 것. 아홉 살이나 차이가 나는 이들이 몰래 데이트를 즐기는 까닭은 무엇일까. 참고로 D양의 경우 정재계 고위층 인사는 물론이고 몇몇 비리 게이트 사건의 당사자와도 뜨거운 사이였다는 루머에 휘말렸었다. 상당한 재력가 집안 출신의 E군과의 몰래 데이트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열애설의 사실 확인도 발렛통신이 정확하다. 구본승과 이소라는 지난해 열애설에 휩싸였고 올 들어 다시 결별설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구본승은 “그냥 친구사이일 뿐 사귄 적도 헤어진 적도 없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에 대해 발렛맨들은 “지난해에는 두 사람이 함께 다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보지 못했다”고 얘기한다. 그간의 소문에 이들의 목격담이 더해진 셈.
결혼 5개월 만에 이혼한 영화배우 이범수는 최근 언론과의 접촉에서 “전 부인과의 화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모습 역시 발렛맨들의 눈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범수씨가 한 여성과 함께 온 적이 있는데 그 여성을 ‘자기야’라고 부르더라”고 얘기한다. 이 발렛맨이 얘기한 여성의 외모는 바로 이범수 전 부인과 일치한다. 이범수가 말한 화해의 노력이 발렛맨들의 눈에 목격된 것이다.
인기 연예인의 컴백설도 발렛통신을 피해갈 수 없다. 고현정의 컴백 역시 발렛맨들 사이에서는 이미 9월 말에 오고간 이야기였다. “안 보이던 연예인이 다시 청담동에 모습을 드러내면 이는 곧 컴백을 의미한다”는 한 발렛맨은 “추석 전후로 모자를 눌러쓴 고현정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심은하도 청담동을 자주 찾는 편이다. 하지만 연예계를 은퇴한 이후에도 청담동에 자주 나타났기 때문에 소위 ‘안 보이던 연예인’에는 속하지 않는다. 다만 최근 들어 연예 관계자들과 만나는 일이 많아졌다는 게 발렛맨들의 설명. 직접 컴백 여부를 물어본 발렛맨도 있었다. 하지만 심은하는 그냥 미소만을 지어 보냈을 뿐이라고. 그는 “심은하의 차 안에 스케치북이 있어서 지금도 그림 그리냐고 물었더니 취미 삼아 가끔 그린다고 얘기했다”고 귀띔했다.
연예인이 자주 오가는 그들만의 공간 청담동. 오늘도 연예인 관련 뒷얘기는 끊이지 않고 이를 바탕으로 ‘발렛통신’은 새로운 뉴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무리 그들만의 공간일지라도 세상과의 통로까지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