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최근 방송국에서 만나 첫 인사를 나눈 코요테의 신지 역시 “요즘 언니가 여의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다면서요”라고 말했을 정도라고. 그 만큼 장윤정의 주가가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트로트 가수는 젊은 층의 사랑을 받는 톱스타가 될 수 없다’는 편견을 뒤엎은 장윤정.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그를 지난 8일 여의도 MBC에서 만났다.
2004년 최고 블루칩으로 떠오른 장윤정에게 드디어 일본의 ‘러브콜’이 시작됐다. 빅토리아 등 일본 최대 음반사들이 계약금으로 50억원을 제안할 정도니 어마어마한 프러포즈가 아닐 수 없다. 일본은 한국보다 성인가요 시장이 넓어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11월부터 몇 차례 일본으로 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본격적인 접촉은 내년으로 미뤄둔 상태예요”라는 장윤정은 “연말까지는 한국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무언가 성과가 남는 2004년을 만들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너무 힘든 게 사실이에요. 바쁜 게 좋은 거라지만 단 하루도 쉬지 못하는 강행군이 조금은 힘이 들어요.”
그의 얘기처럼 요즘 장윤정은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TV와 라디오를 오가며 하루에만도 방송 서너 개를 마쳐야 한다. 게다가 밤에는 지방 행사 섭외가 끊이지 않는다. 이날도 MBC <코미디 하우스> 녹화를 마친 뒤 밤 8시에 또 다른 생방송에 출연한 뒤 밤 11시까지 창원으로 내려갈 계획이라고 한다. 단 두 시간 만에 서울서 창원까지 죽음의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상황.
▲ 지난 10월 한 대학 축제 무대에 선 장윤정. | ||
데뷔한 지 벌써 1년 반의 시간이 흘렀지만 적극적인 방송 출연을 시작한 지는 채 한 달이 되지 않았다. ‘어머나’가 빅히트하기까지 1년이 넘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것. 지난 봄과는 백팔십도로 달라진 분위기다. 요즘엔 섭외가 너무 많아 응하기도 쉽지 않다고.
“데뷔 초반에는 방송 출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간혹 방송 관계자들과 미팅을 갖기도 했지만 대부분 ‘트로트 가수예요?’라고 묻고는 끝이더라구요”라는 장윤정은 “요즘에는 작가들이 대본을 건네며 ‘어떻게 하는지는 잘 아시죠?’라며 나를 믿어줘서 신기해요”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아직은 이런 인기가 실감나지 않는 듯. 여전히 함께 출연하는 연예인이 누구인지가 궁금하고 연예인이 먼저 말을 걸어오면 당황할 때가 많다고 한다.
“오늘 처음 만난 이경실씨의 경우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 연예인이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먼저 말을 걸며 평소에 제 노래를 좋아한다고 하시는데 너무 고마웠어요.”
이날 방송에 함께 출연한 동방신기와는 아직 인사를 나누지 못한 상태. “동방신기랑 친해지면 안티 생길까봐 겁이 난다”고 얘기하지만 이는 변명일 뿐.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데다 아직도 자신이 인기스타임이 실감나지 않아 다른 연예인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먼저 나서서 도와주려는 연예인들이 많아 조금씩 방송국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고.
CF나 드라마에서 자신의 노래가 나온다는 게 여전히 신기할 따름이라는 장윤정은 기자에게 이런 비밀을 털어놓는다.
“어렸을 때부터 김민종씨 팬이었어요. 가수가 돼서 유명해지면 가장 먼저 김민종씨를 만나고 싶었어요. 방송국 갈 때마다 ‘혹시나’하는 생각에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아직까지 직접 얼굴을 보지 못해 안타까워요. 그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돼요?”
“요즘에는 정말 남자 친구가 절실해요. 인기가 올라갈수록 너무 외롭거든요. 방송국은 정말 쟁탈전이 심한 곳 같아요. 그런데 속내를 털어놓을 사람이 한명도 없으니 너무 답답해요. 비슷한 또래 연예인들과는 장르가 다르고 같은 트로트 가수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으시고. 이럴 때 바쁜 나를 이해해주고 내 얘기를 들어주는 애인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예전에는 정말 이해가 안됐는데 왜 연예인끼리 커플이 되는지 이제야 알겠어요.”
거대 기획사 중심의 현 스타 시스템에서 장윤정은 ‘이단아’임에 분명하다. 수많은 한계와 장벽을 노력 하나로 뛰어넘어 스타덤에 오른 장윤정. 불황에 찌든 서민들이 장윤정에게 힘찬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 역시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이렇게 장윤정의 전성시대가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