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미소라 히바리 | ||
반대로 일본인은 안으로 안으로 잦아드는 내향기질의 성격이다 보니 소리도 국민성을 따라간다. 기모노를 입을 때 몸의 선을 따라 몸에 착 달라 붙도록 조여 입듯이, 소리도 안에서 한번 억눌렀다가 가늘게 소리를 내뱉는다.
이런 특징 때문에 일본가수들에 비해 한국가수들의 노래가 성량이 풍부하고 가창력 있게 들린다.
일본에는 이미 고인이 된 유명한 고가 마사오라는 엔카 작곡가가 있다. 일본인들이 ‘고가 박물관’을 건립, 그를 기릴 정도로 일본대중가요에 지대한 업적을 남긴 유명한 작곡가다.
그런데 그가 1945년 한국이 해방되자마자 일본에 돌아와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이, 우리나라의 노래가락을 엔카에 접목시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흥이 담긴 노래가락을 일본 엔카에 녹여 본 것이다.
그 결과는 대성공. 일본인들이 한국 노래가락을 접목시켜 만든 그의 노래를 즐겨 부른 것이다. 특히 그가 만든 곡은 재일동포 출신 가수들이 유난히 잘 표현해 불러, 그가 역시나 하고 무릎을 쳤다는 일화도 있다.
그래서인지 일본가수들 중에는 유난히 재일동포가 많다.
엔카의 대스타로 ‘일본의 이미자’로 불리는 고 미소라 히바리, 미야코 하루미, ‘일본의 김상희’로 비교되는 와다 아키코, 그리고 ‘일본의 나훈아’라는 이치키 히로시, 사이조 히데키, 또한 은퇴한 후에도 일본인의 영원한 스타로 남아 있는 야마구치 모모에 등, 한류 출신 톱스타 가수는 셀 수 없이 많다. 일본 록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는 요시자와 에이키치, 사잔 올스타의 리드 싱어 구와타도 사실은 재일한국인 2세다.
영화 분야도 ‘한류’를 빼놓을 수가 없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남성의 우상으로, ‘일본의 장미희’로 불렸던 톱스타 마쓰자카 게이코도 재일동포 출신이다.
또한 ‘일본의 심은하’로 비교되는 여배우 야스다 나루미는 몇 년 전 NHK 사극에 주인공으로 캐스팅 되었다가 재일동포 출신이라는 것이 걸림돌이 되어 캐스팅이 취소된 적이 있다. 지난 10월 초 위암으로 세상을 뜬 김구미자, 이예선은 스스로 재일한국인임을 밝히고 활동을 하는 유일한 배우들이다.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의 기차역을 배경으로 역장일대기를 잔잔하게 그려 일본에서 대히트를 한 <철도원>의 주인공 다카쿠라 켄도 사실은 제주도 출신의 원로배우.
이밖에도 코미디언으로 천재 소리를 들으며 ‘다케시 군단’을 이끌고 있는 비토 다케시도 재일동포 2세다. <하나비>를 연출한 ‘기타노’ 영화감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