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아톤>시사회를 찾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영화 배우 김미숙. 영화의 실제 모델인 배형진군(왼쪽부터) | ||
이는 설 연휴 극장가 흥행 성적에 대한 이야기다. 검찰청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공공의 적2>와 한나라당의 응원에 힘입은 <말아톤>, 그리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지지를 받은 <그때 그사람들>의 흥행 대결은 정치권의 지원사격으로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개봉을 앞두고 개최되는 각종 시사회는 홍보용 이벤트의 성향이 강하다. 인기 연예인이 참석하는 VIP 시사회와 각계 저명인사들이 참석하는 특별 시사회가 개봉을 앞둔 영화의 세몰이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
영화 <공공의 적2>는 고위층 비리에 맞서는 검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런 내용의 특수성에 송광수 검찰총장은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이에 김희준 검사가 직접 시나리오를 감수해줬고 서초동 대검찰청이 촬영 장소로 제공됐다.
이런 적극적인 협조의 답례는 지난 1월18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특별시사회로 이어졌다. 객석을 가득 채운 검사들은 영화 상영 내내 뜨거운 반응을 보였고 강우석 감독과 설경구 정준호 등 주요 출연진이 직접 참석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고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을 다룬 영화 <그때 그사람들>의 경우 탄탄한 인맥과 민감한 내용으로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그때 그사람들> 측은 지난 1월24일 용산 CGV 전체를 대관해 기자시사회와 VIP시사회, 그리고 특별시사회를 동시에 열어 성대한 시사회를 연출해냈다. 정치권의 뜨거운 관심은 이날 시사회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배기선, 유기홍, 이목희 의원,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 주대환 정책위의장 김창현 사무총장, 민주당 손봉숙 의원 등이 참석했고 한나라당에서도 한선교, 이계진 의원 등이 시사회장을 찾아 영화의 수위를 점검했다.
이 영화에 대한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의 적극 지원은 우선 그 인맥에서 비롯된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공개 지지를 선언한 영화인 2백26명 가운데 상당수가 영화 <그때 그사람들> 제작에 참여했다. 임상수 감독을 비롯한 정상민 조감독, 고낙선 조명감독, 김우형 촬영감독, 김현철 제작실장 등 제작진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 대검찰청에서 열린 <공공의적2> 시사회. 검사들이 뜨거운 호응을 보였다고 | ||
지난 1월27일 삼성동 메가박스를 찾은 박근혜 대표는 이주호 제5정조위원장, 박찬숙 제6정조위원장, 나경원, 박진 의원, 전여옥 대변인 등과 함께 <말아톤>을 관람했다. 이 자리에는 출연 배우인 김미숙과 이기영, 영화의 실제 모델이 된 배형진 군과 어머니 박미경 씨 등이 참석해 이들을 반겼다. 시사회를 통한 영화 띄우기에 한나라당이 공식 참여한 셈이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10일까지 관객수 집계를 살펴보면 <공공의 적2>가 2백70여만명, <말아톤>이 2백36여만명, <그때 그사람들>이 70여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각 배급사가 발표한 전국 관객 수치 기준). 하지만 극장 별 관객수에선 7천6백62명으로 <말아톤>(전국 극장수 3백8개)이 7천2백97명인 <공공의 적2>(전국 극장수 3백70개)를 조금 앞섰다. <그때 그사람들>은 일주일 늦게 개봉했고 개봉 극장수 역시 1백93개로 불리한 상황임을 감안할 지라도 크게 뒤쳐지는 흥행 성적이다.
이렇게 세 편의 한국 영화가 벌인 박빙의 승부는 충무로에 확실한 보약 역할을 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