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같은 소속사의 문근영 도지원 등, 절친한 친구 바다의 화환, <주홍글씨>에서 함께했던 한석규. | ||
드라마 <카이스트>에 함께 출연했던 김주혁, 정성화와 당시 스태프인 김경룡씨 등이 흡연실에서 나눈 대화에서 이은주의 생전 마지막 모습을 접할 수 있었다. 유가족을 통해 당시 정황을 전해들은 김경룡씨는 “잠을 청하러 자기 방으로 향했다는 6시에 어머니가 찜질방을 가셨는데 은주가 현관에서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했고 서재에서 잠든 오빠와도 평소처럼 ‘잘 자라’는 인사를 나눴대.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았다던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밤 12시경에는 이은주의 아버지 이상열씨가 흡연실로 나왔다. 함께 나온 이은주의 데뷔 당시 매니저는 이씨의 손을 붙잡고 “이럴 때일수록 아버님이 힘 내셔야 한다”고 위로를 건넸다. 새벽 2시경 대기실에서 만난 이은주의 이모는 “원래 연예인이라는 직업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잠을 잘 못 자고 힘들어했다. 그런데 서너 달 전부터 급격히 상태가 안 좋아져 걱정이 많았다. 이렇게 모진 일이 생길 줄 알았다면 그때 입원을 시켰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다음날인 23일 낮 12시경이 되자 한산하던 장례식장에 바다, 전인권, 김소연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세 사람 모두 전날 새벽까지 장례식장을 지킨 이들이다.
장례식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이들은 설경구와 엄지원, 송윤아였다. <주홍글씨>에 함께 출연했던 엄지원은 도착 당시부터 눈이 부어 있을 정도. 빈소에 들어가자 울음소리가 더욱 커졌다. 엄지원은 대기실에 나와서도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이은주의 영화 데뷔작인 <송어>에 함께 출연했던 설경구 역시 도착 당시부터 눈이 충혈돼 있었다. 빈소에 들어가 소리 내며 울던 설경구는 접객실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어이구’ ‘에이익’ 등 괴성을 내며 가슴을 손으로 치며 통곡했다.
처음엔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던 송윤아도 빈소 앞에서 영정 사진을 본 뒤 빈소 옆에서 한참동안 서럽게 울고 나서야 비로소 빈소로 들어갔다.
이은주가 장례식장을 떠나 화장터로, 다시 납골당으로 향한 24일은 내내 엄숙한 분위기였다. 이날엔 2백 명이 넘는 취재진들이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이로 인해 화장터에서는 고성이 오가는 촌극이 연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