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여선생vs여제자(왼쪽), 귀여워 | ||
‘한 남자를 사이에 둔 두 여자의 숙명적 치정극’이라는 영화 <여선생 VS 여제자>의 자극적인 카피는 어느 정도 영화의 상황 설정을 설명해주고 있지만 실제 관객들은 영화와 카피 사이에서 사뭇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노처녀 여선생과 결손가정의 여학생이 젊은 남선생을 계기로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가 자극적인 카피로 인해 ‘치정극’으로 전락해버린 것. 영화 <귀여워> 역시 마찬가지. 철거민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의 이면을 진지하게 그린 <귀여워>의 카피는 ‘한지붕 네흑심’으로 영 생뚱맞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은 좋은데 도가 지나치는 경우도 다반사다. 숫처녀만 살해당한다는 설정의 영화 <체리 폴즈>의 카피는 ‘주느냐, 죽느냐?’. 어찌 보면 적합하지만 여성단체의 심한 반발로 티저 포스터에 실렸을 뿐 정식 포스터에는 반영되지 못했다. 조폭과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어깨동무>의 경우 ‘이런 십장생이…’ 등의 비속어를 이용한 카피를 이용해 좋지 못한 눈길을 받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