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
자~들어갑니다. 휴대폰 꺼주세요!”
강호동 박수홍 김제동 세 MC와 출연진들이 하나둘씩 등장하자 객석에 앉아있는 방청객들은 ‘주문’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함성을 질러댔다. 스타들의 모습을 휴대폰으로 찍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 한켠에 앉아있던 방청객 중 한 명이 ‘자제’를 당부한다. 알고 보니 이 사람은 방청객을 동원해온 전문업체 직원이라고.
▲ <야심만만>의 두 MC(위), 양미라가 가져온 손거울. | ||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MC들의 활약상이었다. 서로 다른 개성을 보여주고 있는 박수홍과 강호동은 <야심만만>을 만들고 있는 일등공신이다. 아무리 명MC라고 하더라도 한 번에 대여섯 시간 동안 진행하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런데 이들 두 사람은 현장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간간이 농담도 던지고 과격한 액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편한 분위기에서 편한 웃음이 만들어진다는 진리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숨죽이고 지켜봐야 하는 드라마 촬영장과 달리 오락 프로그램에서는 방청객뿐 아니라 스태프들, 혹은 지나가던 구경꾼들의 웃음소리까지 고스란히 화면에 담기게 된다. 게스트들끼리 ‘잡담’을 나누기도 하고 화면에 담기지 않는 동안 거울을 보며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기도 하는 것.
▲ (맨위) 바람 나오는 구멍(원안), 바람 맞은 윤도현(가운데), 순간순간 코치해주는 작가. | ||
잠시 뒤, 녹화 도중 박명수가 갑자기 자리를 떴다. 어찌나 급했던지 ‘볼일’을 보러 갔다고 한다. 김제동 또한 화면에 비추지 않는 사이 잠깐 나갔다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엔 큰일이다. 윤도현이 멘트를 할 차례인데, 그 역시 화장실이 급하다는 사인을 보내는 게 아닌가. 제작진은 잠깐 카메라를 다른 쪽으로 돌리고 다녀오라는 신호를 보내주었다. 녹화가 끝난 뒤 물어보니 조연출은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우리도 당황스러웠다”며 웃음을 보였다. <야심만만>은 긴 녹화시간 때문에 중간 10여 분 휴식시간을 갖는다. 이 틈을 이용해 대부분 급한 일을 해결한다고.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부분은 작가들의 활약상이었다. <야심만만>은 무려 6명의 작가들이 대본을 쓰고 있는데 오락프로그램의 성격상 완성된 대본으로 녹화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두 명의 작가가 현장 분위기와 시시각각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멘트를 대형 전지에 적어 MC들에게 ‘코치’를 해주고 있었다. 세트 앞쪽 한가운데 앉은 이들 작가는 현장에서 가장 바빠 보였다. 말 한마디 건네기도 힘들었을 정도.
이날 녹화분은 오는 5월2일이나 5월9일 방송을 타게 된다. <야심만만>은 사전에 녹화를 해두더라도 그 주의 상황에 따라 한 회분을 새로 녹화하기도 하기 때문. 타사 프로그램의 출연진과 내용에도 재빠르게 대처해야 하는 것이 시청률 경쟁을 벌이는 민감한 오락프로그램 제작진의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