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현정. | ||
인기 연예인들에게 단골 미용실은 단지 미용만을 위한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개성 있는 스타일을 창조해줘 이미지 변신을 돕는 것은 기본이고 사생활이 제한된 연예인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사교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연예인들이 많이 애용하는 미용실에는 어떤 특징들이 있는지 요즘 청담동-압구정동 부근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미용실 10곳을 돌아봤다.
미용계 1세대로 손꼽히는 이들이 운영하는 미용실 가운데 여전히 막강한 스타 파워를 자랑하는 곳으로는 이가자 헤어비스와 박승철 헤어스튜디오를 손꼽을 수 있다. 지난 72년 ‘이가자 미용실’ 오픈 이후 30년 넘게 활동해온 이가자 원장이 이끄는 이가자 헤어비스는 프랜차이즈 사업에서도 큰 성공을 거둬 전국 체인망을 확보하고 있다.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 살롱은 청담본점으로 24시간 스타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을 정도다. 장동건 안재모 변정수 보아 바다 박예진 유진 김래원 등이 주된 단골 연예인이고 현재 연예계를 떠나있는 심은하와 황수정도 가끔 이곳을 찾고 있다.
박승철 헤어스튜디오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MBC 일일연속극 <굳세어라 금순아>의 촬영 장소로 브라운관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역시 미용계 1세대인 박승철 원장을 중심으로 전국 체인망을 확보한 프랜차이즈 사업에서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얼마 전 시트콤 <조선에서 왔소이다>에서 선보인 조여정의 발랄한 헤어스타일 역시 박승철 헤어스튜디오 작품. 단골 연예인으로는 엄지원 조여정 이다해 채림 장서희 김희애 이경실 이혜승 아나운서 등이 있다.
미용계 2세대가 이끌고 있는 업소 가운데선 이경민 포레, 김청경 헤어 페이스, 정샘물 인스피레이션이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이경민 원장의 뛰어난 스타 관리가 돋보이는 이경민 포레는 단골 연예인들끼리 모임을 결성할 정도로 결속력이 강한 미용실이다. 최근 결혼 발표로 화제가 된 김승우-김남주 커플 역시 이경민 포레 단골 연예인 모임을 통해 이뤄졌다. 이 모임의 일원인 유호정이 <로즈마리>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승우를 같은 모임 동료인 김남주에게 소개해준 것. 김남주 최지우 이혜영 신애라 유호정 오연수 등이 이경민 포레 단골 연예인 모임의 회원들이다. 이 외에 김민희 한예슬 조이진 별 등 젊은 연예인들도 이경민 포레를 애용하고 있다.
투명 피부 메이크업의 대가로 알려진 김청경 원장이 이끄는 김청경 헤어페이스 단골 중에는 유독 남자 연예인이 많다. 차승원 이서진 김석훈 김재원 이범수 등 스타일이 돋보이는 남자 연예인들이 모두 김청경 헤어페이스 단골 고객. 단골 여자 연예인은 김정은 채시라 박은혜를 비롯, 최근 기대주로 급부상한 장희진 등이 이곳을 찾고 있다.
배용준이 자주 찾아 일본 파파라치들이 잠복하기도 했던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역시 여러 명의 인기 스타를 확보하고 있다. 배용준을 비롯, 전지현 김태희 공효진 황신혜 이승연 등이 정샘물 인스피레이션의 단골이다.
▲ <굳세어라 금순아> 방송 장면(왼쪽). <조선에서 왔소이다>의 조여정. | ||
현직 헤어디자이너 가운데 손꼽히는 실력자로 알려진 강성우 원장이 이끄는 강성우 헤어컴 역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강성우 헤어컴은 창의적인 헤어스타일로 연예인의 이미지 변신을 주도해 눈길을 끌곤 한다. 독특한 도시미인의 이미지를 만들어내 ‘김남주 스타일’로 불리던 헤어스타일을 만들어낸 이가 바로 강성우 원장이다. 김혜수 전도연 김하늘 이정재 고수 소지섭 명세빈 등이 주요 단골이다.
또한 조인성 신민아 박신양 주얼리 성유리 등이 자주 찾는 뷰티 살롱 0809, 김하늘 김희선 송윤아 이나영 하지원 설경구 차태현 등이 애용하는 김활란&서언미 뮤제, 지진희 박해일 사강 등을 단골 연예인 명단에 올려놓은 라움12 등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 업소를 순회하며 느낀 가장 큰 특징은 단골이라 소개한 연예인 가운데 중복되는 이들이 상당수라는 점이었다. 이에 대해 이가자 헤어비스의 김주영 팀장은 “그만큼 연예인들이 자주 미용실을 바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연예인이 미용실을 자주 바꾸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소속사 또는 담당 매니저가 바뀌면서 미용실을 옮기는 경우와 호흡이 잘 맞는 헤어 디자이너(또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다른 미용실로 스카우트 될 경우 이들을 따라 옮기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단골 스타 확보가 수익과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미용실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연예인을 끌어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 연예인 소속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인기 연예인의 매니저에게는 은근슬쩍 뒷돈을 건네기도 한다고. 또한 고정 연예인 고객이 확보된 헤어 디자이너(또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스카우트하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인기 헤어디자이너의 경우 수익의 40%를 런닝 개런티로 보장해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받기도 하고 인기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수억원의 계약금을 받는 게 통상적이다.
연예인의 경우 거의 매일 미용실을 찾는다. 대부분 헤어 드라이와 메이크업을 받는데 이 경우 평균 가격은 3만원이다. 15만원에서 20만원가량을 지불하는 일반인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톱스타의 경우 평균가인 3만원도 내지 않는 100% 협찬이 제공되지만 신인의 경우 3만원 이상을 지불하기도 한다.
청담동-압구정동 부근 미용실을 찾는 일반 손님들은 단골 스타에 민감하다. 연정훈-한가인의 결혼식 메이크업을 담당한 라뷰티 코아의 조윤화 실장은 “결혼식 미용의 경우 좋았다는 반응을 얻으면 건물을 한 채 짓는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일반 손님의 관심이 크다”고 소개한다.
‘스타의 인기는 미용실에 얼마를 내느냐와 반비례하고 미용실의 인기는 고객으로 확보된 인기 스타의 수와 비례한다’는 게 미용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