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미스코리아 출신 고현정, CF 모델 출신 한가인, 잡지 모델 출신 전지현, 방송사 공채 출신 김정은 | ||
과연 스타로 불리는 연기자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데뷔하는 걸까. 데뷔 방식을 통해 배우들의 출신성분을 구분하고 이에 따른 연예계의 흐름 변화를 살펴본다.
여배우의 경우 가장 확실한 연예계 데뷔 방법은 각종 선발대회에서 수상하는 것이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와 슈퍼엘리트모델 선발대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선발대회를 통해 수많은 톱스타가 배출됐다.
가장 많은 스타를 배출한 대회는 단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고현정 김남주 염정아 성현아 이승연 손태영 권민중 함소원 김사랑 등이 미스코리아 출신 연예인들이다. 다만 지난 몇 년 동안 미스코리아 출신 연예인이 자주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다소 주춤한 모습.
반면 슈퍼엘리트모델 선발대회는 여전히 최고의 스타 공급처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다. 이소라 홍진경 이선진 송선미 등을 배출한 슈퍼엘리트모델 선발대회는 최근 한예슬 한지혜 소이현 김빈우 공현주 등 신예 스타들을 발굴해 세 불리기에 한창이다.
양대 산맥인 두 대회 가운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주춤하는 사이 새로운 실력자로 발돋움한 선발대회가 바로 미스춘향 선발대회다. 오정해 최란 박지영 윤손하 등을 배출한 미스춘향 선발대회는 최근 이다해 장신영 등 신예 스타들을 배출하며 급부상하고 있다.
▲ 남자배우 중 드문 얼짱 출신 현빈 | ||
하지만 실질적으로 톱스타들 중에는 모델로 데뷔한 이들이 가장 많다. 특히 잡지모델 출신이 가장 많고 CF모델과 패션모델 출신이 그 뒤를 잇는다. 우선 패션잡지 출신 스타들이 가장 두드러진다. <키키> <쎄씨> <에꼴> <신디더퍼키> <유행통신> 등 다양한 패션잡지의 표지 내지는 전속모델로 활동하며 N세대에게 눈도장을 받아 자연스럽게 연예계로 데뷔하는 것. 전도연 이영애 전지현 조여정 강혜정 임수정 김아중 장희진 윤소이 정다빈 김효진 박예진 김민희 김현주 등이 패션잡지 출신이다.
CF 모델로 활동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는 것 역시 연예인 데뷔의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다. 화이트 CF의 일반인 모델이었던 김태희를 비롯해 이보영 한가인 한채영 홍수아 김하늘 이나영 등이 대표적이다. 패션모델 출신 연예인으로는 공효진이 손꼽힌다. 모델라인에서 개최한 모델 콘테스트를 통과해 패션모델로 활동한 바 있다.
최근 들어 얼짱이나 레이싱걸 등 네티즌이 주도하는 트렌드의 영향으로 연예계에 데뷔하는 이들도 눈에 띈다. 박한별 남상미 구혜선 등 얼짱 출신 연예인이 연예계에 안착했고 오윤아를 시작으로 여러 명의 레이싱걸 출신 스타들이 연예계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배우의 공식 데뷔 방식인 방송국 공채 출신 스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장서희 심은하 김정은 우희진 송윤아 이태란 황수정 등이 방송국 공채 출신이다. 김민정 이재은 문근영 등은 아역배우 출신이다. 방송국 공채 출신은 아니지만 김혜수 수애 하지원 한혜진와 같이 영화제작사나 드라마 외주제작사를 통해 선발된 이들도 있다.
반면 남자 배우의 경우 방송국 공채 출신이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장동건 안재욱 송일국 차인표 백윤식 최수종 이병헌 지현우 김명민 이덕화 전광렬 등이 대표적인 경우. 제일방송 공채 출신 원빈이나 m.net VJ 출신 공유는 케이블 TV가 배출한 스타들이다.
▲ 방송사 공채 출신 장동건(왼쪽), CF 모델 출신 조인성 | ||
최근 몇 년 새 가장 두드러진 데뷔 경로는 연극 극단에서 데뷔해 기본기를 다진 이들이다. 한국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배우 대부분이 연극 극단 출신임을 감안할 때 연기의 기본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낄 수 있다. 최민식 설경구 송강호 김수로 박철민 이문식 성지루 김성민(김성택에서 개명) 강지환 등이 요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극 극단 출신이다.
최근 모델 출신 연예인도 점차 늘어나는 양상이다. 여배우이 주로 패션잡지 모델을 통해 데뷔하는 반면 남자배우들은 패션모델 출신이 대부분. CF모델 역시 대부분 의류 브랜드 CF로 영역이 줄어든다.
차승원 정우성 권상우 김민준 김남진 조연우 등이 패션모델 출신. 의류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은 스타를 배출한 브랜드는 ‘스톰’으로 여배우 김하늘을 비롯해 송승헌 소지섭 천정명이 모두 스톰 전속모델 출신이다. 이 외에도 조인성 한재석 등이 의류 브랜드 CF 모델 출신으로 손꼽힌다. 잡지모델 출신으로는 강동원 정도가 손꼽히고 현빈은 매우 드문 얼짱 출신이다.
연예인의 데뷔 과정을 분류하면 자연스럽게 출신 성분이 나뉜다. 그런데 한 가지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남자배우와 여배우의 출신 성분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 여배우의 경우 검증된 연기력보다는 미모가 중시되는 선발대회나 모델 출신이 상당수이나, 남자배우는 방송국 공채, 영화사 오디션, 연극 극단 등 연기력을 검증받아 데뷔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외모를 중요시하는 경향은 남자배우 역시 마찬가지인 까닭에 최근 각종 모델 출신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지만 아직 주류로 볼 수 없다.
요즘 연예계는 여배우의 부재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한국 영화의 전성기를 주도해온 남자배우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런 현상의 뿌리에는 데뷔 과정에 따른 출신성분의 차이가 커다란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는 탓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