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하 | ||
그런 면에서 연영엔터테인먼트의 안재형 대표와 내실있게 한류열풍을 이끌고 있는 박용하의 관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의 관계가 단순히 매니저와 소속 연예인 관계 이상의 신뢰를 쌓을 수 있었던 것은 박용하 아버지의 공로가 크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박용하의 아버지 역시 매니저 출신이다. 그는 몇 가지의 대단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그 첫 번째는 매니저 일을 시작할 때 인연을 맺은 연예인과 평생을 함께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매니저 경력이 30년이 넘는다는 사실이다. 그 연예인은 바로 가수 송창식이다.
한 번 맺은 인연으로 은퇴를 할 때까지 함께한 경우는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일이다. 자고 일어나면 받는 전화가 “형, 저 회사 옮겼어요. 이번엔 연기자쪽을 하려고요”하는 전화다. 이런 대기록은 연예계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손쉽게 찾을 수 없을 듯하다.
이처럼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다보니 박용하의 아버지가 입에 달고 있는 ‘멘트’가 있다. 일본에서 인기를 얻다보니 주변에 있는 매니저나 신생 매니지먼트사에서 파격적인 조건으로 이적제의를 받곤 한다. 그때마다 박용하의 아버지는 “내가 무슨 미련이 있겠느냐? 인연이 중요하고 신뢰가 중요하다. 조건이 좋아져봤자 얼마나 좋아지겠느냐? 별다른 일이 없으면 안재형 사장과 평생을 함께하겠다”라고 말한다. 이 얘기는 박용하 아버지에게 이적제의를 했던 연예 관계자가 들려준 내용인 만큼 거짓은 아닌 듯싶다.
▲ 차승원(왼쪽), 유지태 | ||
이런 경우는 또 있다. 차승원과 유지태의 매니저인 함정엽씨 역시 부침이 심한 우리 연예계에서 보기 드문 인물이다. 훤칠한 키에 터프한 외모를 지녀 몇몇 여자 연예인들로부터 사랑공세(?)를 받기도 하는 인물이다.
매니저인 함정엽씨와 차승원 유지태는 계약서나 계약금이 없는 관계로 출발했다. 수익배분이라는 것도 그냥 말로 정했다고 한다. 계약금이 있긴 있었는데 차승원이 20만원, 유지태가 5만원이다. 물론 장난으로 주고받은 돈이다. 무명모델에서 한국 영화계를 짊어지고 있는 배우로 우뚝 선 두 사람이라고 이적제의를 안 받았겠냐만 이들은 한 번도 한눈을 판 적이 없다. 아마도 차승원이나 유지태 그리고 매니저인 함정엽씨 역시 박용하의 아버지처럼 인연과 신뢰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또 연예계에선 ‘자물쇠’라는 별명을 가진 매니저들이 몇 명 있다. 아무리 뚫어 봐도 뚫리지 않는 매니저들이다. 소속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해선 묵묵부답이다. 다른 매니저들은 연예기자나 다른 방송관계자에게 가끔 말실수도 하는 편인데 이들은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해선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한다. 물론 해당 연예인들이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사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 김혜수 | ||
또 김혜수와 이미연의 매니저로 활약했던 송대현씨 역시 자물쇠형이다. 워낙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들인지라 개인적인 일들이 가끔 연예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그때마다 송대현씨는 적극적으로 이런 소문들을 잠재우기 위해 발품을 판다. 그럴싸한 이유와 근거로 소문이 사실이 아님을 주장한다. 한참 지나 사실로 판명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그는 또 한 가지 특징이 있는데 일단 연예인과 헤어지게 되면 자신의 입에서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입도 뻥긋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서로 관계가 좋지 않게 헤어져도 지난 일들에 대해선 철저히 입을 다문다.
이와 함께 최수종 부부의 매니저로 오랜 기간 활약한 신승훈씨는 조금 다른 경우다. 연예인의 개인생활에 대해선 아무 생각이 없다. 워낙 반듯한 부부여서 나쁜 기사거리보다 좋은 기사 거리가 많음에도 홍보(?)를 하지 않는다. 연예기자들이 다른 곳에서 정보를 입수한 뒤 확인할라치면 그는 “맞아요. 근데 그게 기사가 되나요?”라는 식이다. 또 다른 얘기를 물어보면 “매니저가 그것까지 어떻게 알아요?”라고 한다. 그래서 최수종 부부와 관련한 일에 대해선 “신승훈에게는 확인할 필요가 없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세상이 다 알아도 신승훈만 모른다”라는 말이 유행한 적도 있다.
CBS <노컷뉴스> 연예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