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에 출연한 이효리, 요가 전도사로 나선 옥주현, 시트콤에 출연했던 이진, 시상식 사회자로 나선 성유리(왼쪽부터). | ||
지난 97년 ‘아임 유어 걸’을 발표하며 여성그룹의 신드롬을 몰고 왔던 SES의 경우가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SES는 그룹 결성과 함께 폭발적 인기를 누리며 지난 2002년 해체될 때까지 당시 아이돌 여성그룹의 붐을 몰고 오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의 5년 계약기간이 만료되며, 가장 먼저 소속사를 떠난 이는 유진이었다. 당시 소속사에서는 SES의 ‘사실상 해체’를 발표하며 다른 멤버들의 활동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후 연기자의 길로 전환한 유진은 신생기획사인 ‘F&J엔터테인먼트’로 자리를 옮겨 한동안 연기활동을 이어갔다. 바다는 ‘웅진코웨이’로 이적한 뒤 솔로앨범을 발표했고, 슈는 SM에 남아 솔로 활동을 벌여왔다.
▲ SES 해체 후 따로 활동을 하고 있는 유진, 바다, 슈(왼쪽부터). | ||
지난 2002년 본격적으로 개별활동을 시작하면서 핑클의 각 멤버들은 나름의 전문분야를 구축해왔다. 이효리는 MC, 옥주현은 DJ, 성유리는 연기자, 이진은 시트콤 분야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것. 그러나 처음 개별활동에서 가장 큰 두각을 보인 이는 이효리였다. 지난 2003~2004년 전국에 ‘효리 신드롬’을 몰고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이효리는 각종 쇼, 오락프로그램의 패널로 출연해 두각을 나타내는가 하면 굵직한 시상식 무대에 MC로 출연해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핑클이 사실상 해체하지 않았음에도 솔로앨범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효리 효과’가 대단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어 쥬얼리 또한 멤버들의 다양한 개별 활동을 통해 그룹을 홍보하는 데 적절한 효과를 얻고 있다. 그러나 핑클과 달리 쥬얼리는 ‘본업’에 더욱 충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이들의 개별활동은 쥬얼리의 노래를 알리기 위한 홍보방법의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
그룹가수의 멤버들이 개별활동을 택할 때도 나름대로의 전략이 있다. 각자의 ‘취향’과 ‘적성’에 어울리는 분야를 택하도록 하는 것. 핑클의 옥주현과 SES의 바다처럼 그룹의 ‘메인보컬’로 활동한 이들은 자연스레 솔로앨범을 내거나, 혹은 다른 가수들과의 듀엣을 통해 가수생명을 연장하기도 한다. 가수로서 인지도를 얻은 것을 이용해 연기자로 ‘변신’하는 방법 또한 흔한 사례. 성유리의 경우 드라마 <천년지애> <황태자의 사랑>에 주연급으로 캐스팅되는 ‘행운’을 얻었고, 옥주현은 오락프로그램의 시트콤에서 연기를 선보임으로써 변신의 기회를 마련했다.
자연스레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인기를 얻게 되는 ‘기현상’도 생겨나게 된다. 핑클의 경우 이효리, 성유리에 이어 최근 옥주현이 ‘요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7월 ‘스타제이 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긴 이진은 나머지 멤버들에 비해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 쥬얼리에선 박정아와 이지현에 이어 서인영이 ‘털기춤’을 통해 급부상했다.
▲ 그룹 '쥬얼리'와 털기춤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서인영(왼쪽에서 두번째). | ||
현재 여성그룹 중 선두주자에 속해 있는 쥬얼리는 멤버들의 다양한 개별활동을 통해 가수로서의 인지도를 넓혀간 현명한 전략을 취한 케이스다.
그룹 쥬얼리는 결성 당시 박정아의 인지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런데 뒤를 이어 이지현이 박정아에 못지않은 인기를 얻게 되면서 그룹 쥬얼리의 인기도 ‘유지’되는 효과를 얻었다. 평소 이지현의 재치와 입담을 눈여겨본 소속사에서는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해볼 것을 권유했고, 이지현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특히 SBS <일요일이 좋다>의 코너 ‘X맨’은 이지현을 어필한 성공적인 사례였다.
쥬얼리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이주원씨는 “의도하진 않았지만 이지현이 X맨에서 너무나 잘 해줘 그룹 차원에서도 도움을 얻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소속사측은 최근 ‘털기춤’으로 인기를 얻게 된 서인영에 이어, 조민아 또한 개별활동을 고려중이라고.
그러나 그룹과 개별활동을 성공적으로 병행하고 있는 쥬얼리 또한 생명력이 긴 그룹가수로 남기 위해선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대해 이주원씨는 “오락프로그램에서 매주 많은 섭외요청이 오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가수활동이 본업이므로 이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