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노현정 아나운서를 인터뷰하기 위해 KBS 아나운서국에 문의전화를 건 기자는 몇 개월 사이 변화한 ‘인터뷰 허가’ 방식에 다소 놀랐습니다. 얼마 전까지 KBS 아나운서국은 매스컴 담당 데스크를 맡고 있는 아나운서가 ‘해당 매체의 인터뷰 의도’를 파악한 뒤 허가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KBS는 아나운서국이 아닌 홍보실에서 인터뷰를 요청받고 있습니다. 전 직원의 인터뷰 관련 업무를 홍보실로 일원화하겠다는 방침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막을 알고보니 이들이 정작 의도한 바는 ‘일원화’가 아닌 ‘인터뷰 사절’이었습니다.
KBS 홍보실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기자를 가장한 스토커가 여성 아나운서에게 접근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홍보실이 인터뷰 요청을 받고 있다”면서 “올 초부터 공영방송 아나운서의 품위 문제가 언론을 통해 거론되면서 인터뷰를 사절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청률 경쟁에 급급해 아나운서를 오락프로그램에 출연시키는 방송사의 자체적인 문제는 애써 감춘 채 외부 탓으로만 돌리는 처사가 이해되지 않을 따름입니다. 마치 ‘울고 싶은 데 뺨 때려준 것’처럼 기자 사칭 사건을 들어 인터뷰를 일체 사양하겠다고 나선 KBS의 태도는 공영방송의 모델이 아닙니다. 독자 여러분, 인터뷰를 사절한다고 아나운서의 품위가 유지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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