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스크린 스타로 떠오르는 인물은 황정민(오른쪽)과 현빈이다. 현빈(왼쪽)은 인기 드라마 <…김삼순> 여세를 몰아 새 영화를 촬영중이다. 황정민 | ||
시청률과 관객수는 연예계의 양대 흥행지수이나 각각 TV와 극장을 그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다만 몇몇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손쉽게 이 두 가지 개념을 같은 선상에 두고 비교해 볼 수 있다.
요즘 영화 홍보사가 가장 신경을 쓰는 대목은 주연 배우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SBS <야심만만>. 개봉을 앞둔 한국 영화 열 편 가운데 일곱 편가량의 출연 배우들이 <야심만만>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자신들의 새 영화를 홍보했다. 그렇다면 각각의 영화마다 실제 흥행기록인 관객수와 <야심만만> 시청률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올 1월부터 9월 사이에 방영된 <야심만만> 방영분 가운데 영화배우들이 홍보를 목적으로 출연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1월17일 방영분(21.1%)과 1월24일 방영분(18.8%)이었다. 당시 출연자는 영화 의 두 주인공인 이동건과 한지혜. 다만 여기에는 다른 변수가 작용했다. 1월17일 방영분은 한 주 전에 방영됐던 핑클 스페셜 2부와 출연진 방송분 1부가 연이어 나왔다. 따라서 의 힘보다는 핑클의 힘으로 인해 시청률이 높아졌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그 외의 경우 대부분 14~16% 사이에서 비슷비슷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16.3%를 기록한 <가문의 위기>를 필두로 <분홍신>(15.5%), <천군>(15.2%) 등이 그 뒤를 잇는다. 흥행 성적을 나타내는 관객 수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는 영화들이지만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에서는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흥행에 성공한 <마파도>(13.2%)나 <너는 내 운명>(12.3%)과 같은 영화들이 시청률 경쟁에서는 더 뒤쳐지는 모양새다.
▲ (왼쪽부터) 송강호, 설경구, 최민식 | ||
SBS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의 경우 <웃찾사>에 출연중인 개그맨이 게스트로 나온 두 번의 방송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드라마 <토지> 출연진이 게스트로 나온 방송분 역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런가하면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의 경우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스페셜 방송분이, KBS 2TV <상상플러스>는 ‘여걸파이브’가 출연한 방송분에서 최고의 시청률이 나왔다. 역시 시청률에 영향을 주는 이들은 TV 스타들임을 알 수 있다.
올해의 눈에 띄는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약진을 보였던 스타들도 많았다. 영화계로 건너가 드라마 출연이 뜸했던 배우들의 드라마 복귀가 속속 이어지면서 맹활약을 펼친 이들도 있었다.
드라마 부문에서 가장 히트했던 배우라면 단연 김선아를 빼놓을 수 없다. 김선아는 2000년 SBS <좋아좋아>에 출연한 뒤 무려 5년 만에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김선아가 <내 이름은 김삼순>에 출연하며 받았던 개런티는 회당 8백만~9백만원선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외주제작 드라마에 대해 상대적으로 개런티가 낮은 것에 대한 MBC의 ‘배려’로 김선아는 이례적으로 ‘시청률 연동제 개런티’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청률에 따라 추가 보너스를 받도록 하는 것. 평균 시청률이 30%가 넘으면서 3백만원의 추가 개런티가 더해져 김선아는 회당 1천만원대의 출연료를 받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총 16회로 계산하면 어림잡아 1억6천만원 선에 이른다. 김선아는 올해 초 영화 <잠복근무>에 출연하면서 2억5천만원대의 개런티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드라마 출연 이후 밀려든 CF계약건수만 어림잡아도 개런티를 훌쩍 뛰어넘는다. 또한 <내 이름은 김삼순>의 성공으로 추후 개런티는 톱스타급 이상이 될 거란 전망이다.
그런가 하면 김정은은 <루루공주>에 출연하면서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접광고 파문을 겪은 터에, 제작사와 소속사측 모두 구체적인 액수를 공개하는 걸 꺼리고 있다. 고현정이 <봄날>에 출연하면서 받은 회당 2천만원에는 못 미치나 그에 준하는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 <사랑니>의 개런티 또한 여배우 중 최고 수준인 4억원이었으니, 김정은은 개런티만 놓고 보자면 톱A급. 하지만 드라마와 영화 모두 부진해 개런티와 흥행이 결코 비례 관계가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 김정은(왼쪽), 전도연 | ||
매니지먼트사의 공동제작 영화들이 생겨나면서 배우의 개런티는 물론 매니지먼트사의 추가수익도 치솟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개런티를 받는 배우들도 있어 눈에 띈다. 톱스타급의 개런티가 5억원선을 넘는 상황이지만, 설경구는 강우석 감독과의 친분을 생각해 <공공의 적2>와 <실미도>에 출연하면서 3억원대의 개런티를 받은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두사부일체>의 2편인 <투사부일체>를 찍고 있는 정준호는 다른 제작사의 속편 제작을 거절하고 전편의 제작사와 계약을 맺은 보답으로 5억원대의 개런티를 약속받았다고 한다.
올해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송강호 설경구 최민식은 다소 주춤했다. 송강호가 5억원의 개런티를 받고 출연한 <남극일기>는 흥행에 실패하고 평단에서도 낮은 대접을 받았다. 현재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에서 호흡을 맞췄던 봉준호 감독의 신작 <괴물>을 촬영중이다. <괴물>에서도 송강호는 업계 최고 대우인 5억원선을 받기로 했다.
설경구가 출연했던 <공공의 적2>도 예상만큼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바로 예상 외의 ‘복병’ <말아톤>과 같은 시기에 극장에 걸렸기 때문. 공식 집계로 4백만 관객을 동원했으나, <실미도>로 1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강우석-설경구의 콤비작이라는 점에서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결과였다. <친절한 금자씨>에 비중 있는 카메오로 등장했던 최민식도 주연으로 출연한 <주먹이 운다>가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다소 주춤했다.
하반기와 내년엔 이들의 뒤를 잇는 ‘포스트 주자’의 강세가 전망된다. 그 중 가장 앞선 자리에 있는 배우는 황정민. 그는 올해에만 <여자, 정혜> <달콤한 인생> <천군> <너는 내 운명>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등 무려 5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곧 <사생결단>의 크랭크인까지 앞두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이미 황정민을 일찌감치 차세대 스타배우로 점찍어둔 상황. 이외에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급부상한 현빈도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을 촬영중이다. 현빈은 영화 <돌려차기>에 출연한 바 있지만 주연영화는 이번이 처음. <백만장자의 첫사랑>은 내년 2월 개봉예정으로, 그가 영화계에서도 차세대 스타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성아 기자 zzanga@ilyo.co.kr
신민섭 기자 ksim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