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절한 금자씨>에서 이영애씨가 입고 나온 물방울무늬 원피스, 검정 가죽코트, 푸른색 코트(왼쪽부터). 제작비가 가장 적게 들어간 물방울무늬 의상이 경매에선 가장 비싸게 팔렸다. | ||
‘연예인 맞춤 전문’이라는 간판을 걸고 있는 ‘명동사’ 사무실은 입구부터 왁자지껄했다. 젊은 여성 10여 명이 입구 앞에 놓인 책상 주변에 몰려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연예인 스타일리스트들이다. 그리고 안쪽 작업실에서 의상 제작에 몰두하고 있는 이들이 ‘명동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승덕 이영미 부부였다.
▲ ‘명동사’벽에 붙어있는 연예인들 사진. | ||
“우선 스타일리스트가 상황에 따른 기본적인 컨셉트와 디자인을 가져와 우리와 회의에 들어간다”는 이승덕 대표는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디자인과 원·부자재가 결정되고 곧 제작에 돌입하는데 대부분 시일이 촉박해 밤샘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얘기한다.
가장 큰 어려움은 구체적인 디자인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연예인이 의상 때문에 물의를 빚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섹시 여가수들의 파격적인 무대의상. 너무 노출 수위가 높다는 이유에서 매스컴의 비난이 몰아치고 가끔 의상에 문제가 생겨 방송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파격적인 무대 의상은 대부분 ‘연예인 맞춤 의상 제작 업체’에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가장 충돌이 많은 부분이다. 우리는 조금이라도 가리려 하고 스타일리스트는 조금이라도 노출하려 한다. 게다가 여가수들의 무대 의상은 격렬한 댄스까지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탄력성이 뛰어난 소재를 사용하고 박음질도 튼튼히 해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만류해도 화려하고 실용성이 떨어지는 소재를 고집하는 스타일리스트들도 있다.”
▲ <구미호외전>의 한 장면. | ||
“가슴이 큰데 작게 보이게 의상을 만들거나 작은데 크게 보이는 의상을 만들면 전체적인 보디라인이 부자연스러워진다”는 이 대표는 “그런데 연예인들은 이런 부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얘기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용되는 특수 의상의 경우 그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KBS 드라마 <구미호외전>에 등장한 가죽 소재의 몸에 딱 달라붙는 구미호 복장이 대표적이다. 대개의 경우 연예인의 의상은 별도의 가봉 없이 스타일리스트가 제공한 수치에 따라 의상이 제작된다. 하지만 <구미호외전>은 의상이 몸에 딱 달라붙어야 했기 때문에 배우들을 두 번 이상 불러 가봉한 뒤 의상 제작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