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의 김주혁 봉태규. | ||
이때 소위 궁합이 잘 맞으면 대박. 촬영장 분위기도 좋아지게 마련이고, 팀워크가 좋으면 개봉 이후 성적도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지만 외롭고 힘든 시간들을 홀로 견뎌야 하는 배우들에게 좋은 친구가 생긴다는 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득이다.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으로 지난 가을 추석 극장가에서 초특급 대박을 터뜨린 신현준이 대표적인 예다. 매너 좋고 성격 좋아 평소 주위에 많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있는 신현준은 이번에 또 하나의 소중한 친구를 얻었다. <가문의 위기>를 통해 2005년 청룡영화상 신인배우 후보로 노미네이트 되는 등 배우로 완전히 자리를 굳힌 탁재훈이 그의 뉴 버디.
<가문의 위기>에서 형제로 나와 호흡을 맞춘 이들은 의기투합, 줄줄이 영화를 함께하기로 약속했다. 후속작인 <맨발의 기봉씨>에서도 나란히 출연, 내년 설날 대박을 노리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지난 8월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 기자간담회장에서 장난을 치던 신현준과 탁재훈. | ||
최근 인기리에 방송된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으로 급부상한 김주혁도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를 통해 ‘동생’을 얻었다. 이 영화로 처음 만난 김주혁과 봉태규는 아홉 살 차이의 진짜 형과 동생 같은 사이. 영화 속에서도 형제로 나온 이들은 석 달여 간의 촬영 기간을 거치면서 각별한 사이가 됐다.
의형제를 맺기로 한 이들은 서로의 소소한 고민까지도 터놓고 이야기하는 가까운 관계가 됐다. 보통 작품을 같이 하면서 친해지더라도 속내를 드러내기까지 오래 시간이 걸리게 마련인데, 김주혁과 봉태규는 금세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마음 문을 열게 됐다고 한다. “(김)주혁이 형이랑 만나서 영화 얘기를 15분 이상 해본 적이 없다. 화를 안내고 편하게 해주시니 나도 모르게 형이라고 부르게 됐다”는 게 봉태규의 설명이다.
지난해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에 같이 출연했던 염정아 김래원 윤소이도 각별한 우정을 쌓아왔다. 드라마 작업을 함께하면서 우정을 쌓은 이들은 평소 상대방의 촬영장에도 방문해 격려해주는 등 선후배로서 돈독한 관계를 보여 왔다. 이들은 특히 독특한 인연을 자랑하는데, 지난해 영화 <범죄의 재구성>(염정아) <아라한 장풍대작전>(윤소이) <어린신부>(김래원)가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그리고 이어 올해에도 <소년, 천국에 가다>(염정아), <무영검>(윤소이), <미스터 소크라테스>(김래원)가 앞다퉈 개봉됐다.
▲ 김래원, 염정아, 윤소이가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에 함께 출연했을 때 모습. | ||
그러나 모든 배우들이 이렇게 환상호흡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 떠오르는 스타 A의 경우 노출신을 놓고 제대로 욕 먹을 짓을 해 촬영장을 살얼음판으로 만들었다. 노출 수위를 놓고 제작진과 논쟁을 벌이던 A는 끝내 스튜디오를 박차고 나간 것. 이런 A에 대해 파트너인 B가 좋은 감정을 갖게 될 리는 만무한 법이다. 끝내 서로 감정을 풀지 못한 상태에서 영화 촬영은 마무리됐고, B는 “다시는 A와 같이 작업을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있다.
또 다른 영화의 주인공인 C와 D도 마케팅팀의 애간장을 녹이는 대표 커플. 주위 사람들을 모두 ‘몸종’으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C와 만만치 않은 왕자과인 D는 영화 촬영 초반부터 팽팽히 자존심 대결을 벌이더니 끝내 찬바람이 쌩쌩 도는 분위기를 연출해내고야 말았다. 이들은 연예프로그램과의 홍보성 인터뷰에서도 서로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말을 서슴지 않아 영화사 마케팅팀을 ‘졸도 직전’까지 만들었다는 후문. 흥행 성적도 시원치 않았던 것은 물론이다.
이외에 상반기를 장식한 멜로 영화의 커플 E와 F도 이젠 충무로 공인 앙숙이 됐다. 이유는 지각대장 F의 생활습관 때문이다. 촬영 한 시간 전에 스탠바이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 E의 눈에 F가 예쁘게 보였을 리는 만무했을 터. 똑 부러지는 성격인 E는 급기야 F의 체면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입바른 소리를 했고, 전체 스태프들 앞에서 망신을 당했던 F 또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F는 지금도 E 이야기만 나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는 후문이다.
김수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