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인 누드 모델 오디션 현장을 찾았다. 우선 간단한 질문이 오간 뒤(사진 1) 옷을 벗어 바디 미팅을 한다(사진 2·3). 상반신 누드까지 본 뒤(사진 4) 탈락 여부를 정한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일반인 누드’의 생명력은 지속적인 누드모델 공급에 있다. 누구나 두 번째 누드 촬영부터는 이미 ‘일반인’이 아닌 ‘직업모델’이기 때문. 결국 일반인 누드의 성패는 모델 수급에 달려있는 셈이다.
어떤 여성들이 무슨 과정을 거쳐 일반인 누드모델로 선발되는 것일까. 성인콘텐츠 전문 매니지먼트사인 ‘플러스 엔터테인먼트’(플러스) 강성윤 실장의 협조로 일반인 누드모델 오디션 전 과정을 현장 취재했다.
누드모델 오디션은 11월25일 오후 2시경 양재역 인근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플러스 측이 운영 중인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kmodelplus)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한 지망생 최아무개씨가 몇 차례의 전화 통화 상담을 가진 뒤 이날 오디션을 보게 된 것. 이 과정에서 취재진이 합석한다는 사실 역시 통보됐고 최씨는 ‘얼굴 공개 금지’를 조건으로 취재에 응했다.
면접은 2시 정각에 시작됐다. 첫 번째 질문은 왜 누드모델에 지원했는가 였다. 이에 최씨는 “누드에 대해 호기심이 있고 조금이라도 젊을 때 누드를 찍고 싶어서”라는 교과서적인 대답을 들려준다. 이에 강성윤 실장은 “금전적으로 급해서 온 거 아니냐?”고 되묻자 최씨는 “사실 그 부분이 가장 절실하다”고 시인한다. 가장 흔한 카드빚 때문은 아니고 집안 일 때문에 급히 돈이 필요하다고.
이후 질문은 비교적 평이했다. 이름과 나이, 현재 직업 등을 묻는다. 최씨의 경우 올해 24세로 직업은 백화점 직원. “누드모델을 전문 직업으로 할 마음은 없다”는 그는 “한두 번 경험 삼아 해볼 계획이라 현재 직장은 계속 다닐 것”이라고 밝힌다.
강 실장은 “대부분의 여성이 한두 번가량 누드를 촬영한 뒤 떠난다”며 “급한 돈이 필요해 단기성으로 누드모델이 되는 이들이 대부분이고 거듭해서 촬영할수록 개런티도 눈에 띄게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최씨가 다시 안정을 되찾자 강 실장은 “어차피 우리 일은 노출이 기본이다. 따라서 신체를 봐야 한다”며 다음 순서인 바디 미팅을 주문했다. “일단 상의를 벗어 달라”는 얘기에 최씨가 블라우스에 이어 브래지어까지 벗으려 하자 강 실장은 잠시 멈출 것을 요구한다. 우선 속옷 차림부터 체크해야 하기 때문. 곧 이어 치마를 벗어 상하 모두 속옷만 착용한 상태에서 체크가 계속됐다. 강 실장의 눈은 지망생의 몸을 향하고 있었지만 질문은 끊이지 않았다. “셀프카메라로 누드를 찍어본 경험은 없느냐” “벗고 나니까 마음이 바뀌려고 하지 않느냐” “쑥스럽느냐” 등의 질문이 이어지고 지망생은 하나하나 대답해갔다. 다만 면접 당시와는 달리 목소리는 다소 떨리고 작아졌다.
어느 정도 체크가 진행되자 강 실장은 최씨에게 배에 힘을 줘보라고 요구한다. “뱃살만 조금 빼면 몸매는 완벽하네. 그리고 배에 수술 자국이 있는데”라고 지적하자 지망생은 “어려서 맹장 수술을 받았다”고 대답한다. 이 정도는 포토샵으로 충분히 가릴 수 있다는 게 강 실장의 설명이다. 다음 핵심 포인트는 가슴. 사이즈를 묻자 최양은 “75에 B컵”이라 대답한다. 당연히 다음 순서는 브래지어 탈의.
노출 수위는 여기까지였다. 한국 사회에선 헤어누드가 허용되지 않아 팬티까지 탈의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면접부터 바디미팅까지 진행되는 데 걸린 시간은 대략 한 시간 가량이었다.
▲ ‘프로’ 에로배우의 촬영 현장. 이들과 달리 일반인 누드 모델은 ‘신인’일수록 대접 받는다. | ||
이번에는 스튜디오 측 관계자의 순서가 돌아왔다.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는 것. “프로필은 홍보용으로 촬영해 누드 제작사나 콘텐츠 제공사업자(CP)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강 실장은 “모든 누드 사진은 유출 방지가 핵심이다. 이는 프로필 사진 역시 마찬가지로 언제든 모델이 원하면 폐기 처분한다”고 얘기한다.
이렇게 촬영된 사진이 작업을 거쳐 프로필로 완성되면 매니저는 제작자를 만나 본격적인 일반인 누드 제작과 관련된 회의에 들어간다. “이 정도면 A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이날 선발된 모델을 평가한 강 실장은 취재진을 배제한 채 정식 계약에 들어갔다. 정확한 계약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수익은 7:3 정도로 배분된다고.
이렇게 모든 과정이 마무리됐다. 또 한 명의 일반인 누드모델이 탄생한 것. 그래봐야 한번 정도 누드를 촬영한 뒤 사라져 버리겠지만 말이다. 매달 플러스 측이 오디션을 치르는 모델 지망생은 10명가량으로 합격자는 두세 명에 불과하다. 나레이터 모델, 간호사, 유치원 교사, 일반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여성이 이런 식으로 조용히 일반인 누드를 촬영하고 다시 사라지는 것. 다만 이런 모델들이 모여 매월 10억원, 연간 1백억원대 이상의 거대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신민섭 기자 ksim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