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
12월14일 첫 방송되는 SBS 드라마스페셜 <마이걸>에서 박시연은 세계적인 테니스선수 ‘김세현’ 역을 맡았다. 세현은 자신의 꿈을 위해 사랑하는 남자를 떠나야 했고, 이제 돌아와 보니 그 사랑이 식었다는 사실을 알고 되찾으려 승부욕을 불사르는 인물. CF 속 박시연이라도 이렇게 얘기했을 법하다. “당신을 사랑하지만 내 꿈도 포기할 순 없었어. 이렇게 이기적인 나까지도 사랑해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니?”
얼핏 보기에도 그가 가진 당당한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지는 배역이다. ‘한국의 샤라포바’ ‘테니스계의 패리스 힐튼’이 그가 연기할 김세현에게 붙여진 별명. 박시연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너무 화려한 인물인 것 같아 걱정도 많았어요. 더구나 드라마는 처음이라서 그에 대한 부담도 컸구요”라며 수줍은 듯 미소를 보였다.
테니스 치는 장면을 ‘연기’하는 것도 박시연에겐 큰일이라고 한다. 원래 테니스를 전혀 칠 줄 모른다는 박시연은 이번 드라마를 준비하며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드라마 캐스팅되고 2~3주 전부터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어요. 원래 운동은 좋아하는데 공을 가지고 하는 운동은 처음이에요. 평소엔 승마나 헬스를 주로 하거든요.”
샤라포바나 패리스 힐튼이나 패션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 박시연도 극중 테니스 치는 장면마다 스타일리시하게 보이기 위해 남다른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야외에서 주로 짧은 치마를 입고 찍어야 하니 요즘 같은 추위에 고생이 많지만, 그것도 감수해야 할 일.
▲ SBS 드라마스페셜 <마이걸>의 출연진들. 왼쪽부터 이동욱 이다해 박시연 이준기. | ||
“에릭의 여자친구로 유명세를 탄 것이 좋은 점도 많았어요. 공개적으로 만나도 다른 연예인들처럼 눈치 볼 필요가 없잖아요. 하지만 그동안 저 나름대로 열심히 연기 공부도 하고 준비를 해왔는데 그 과정은 모두 묻히고 그저 CF 속 이미지, 혹은 에릭의 연인으로만 보시는 점은 속상해요.”
박시연은 곧 에릭과 만난 지 1주년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에릭 또한 내년 1월 방송되는 드라마 <늑대> 촬영으로 바빠서 요즘 자주 만나지 못한다고. 박시연은 “곧 연말도 다가오는 데 아직 별다른 스케줄이 없어요”라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같은 시기에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면서 서로 연기에 대한 조언을 해주지는 않을까. 더구나 드라마 출연이 처음인 박시연에게 에릭은 배우로서 ‘대선배’나 다름없다. “아직 <6월의 일기>(최근 에릭이 출연한 영화)를 보지 못했어요. 오빠는 나름대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제가 오빠에게 감히 조언할 입장은 안되구요(웃음). 오빠도 저에게 특별히 조언하기보다는 그냥 편하고 자연스럽게 하라고 얘기해 주더라구요.”
부산 출신인 박시연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빼어난 외모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의 노래실력이 출중했기 때문. 한때 노래자랑 전국대회에서 1등을 거머쥔 적도 있단다. “어릴 때 워낙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었어요. 보통은 웅변을 가르치던데 우리 엄마는 노래를 시키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에릭 오빠랑 아직 노래방엘 한 번도 같이 가본 적이 없네요. 그렇다고 오빠가 저한테 감미로운 노래를 불러준 적도 없구요. 장난으로 ‘학교종이 땡땡땡’ 불러준 적은 있지만(웃음).”
박시연은 이미 중국에서 드라마 세편에 출연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것도 어렵다는 사극에만 출연했다고 한다. 멜로, 무술, 신화 등 장르도 제각각이었다. 배우로 인정받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해왔던 그는 이제 본격적인 첫 도전장을 내밀고 시청자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과연 박시연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서도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을까. 벌써 그의 목표는 저 앞을 내달리고 있었다. “언젠가는 순박한 시골처녀 역을 꼭 맡아보고 싶어요.” 기자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말을 건네자, 박시연은 “그렇죠?”라며 생글생글 미소를 보인다.
조성아 기자 zzang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