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국 | ||
올해 가요대상은 쉽게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다. 소위 말하는 스타급 가수들의 활동이 저조하고 오랜만에 컴백한 가수, 신인급 가수들의 활동이 두드려져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가요대상을 가장 성대히 치르는 MBC 10대가수는 오랜만에 컴백한 김종국이 유력하지만 그 뒤를 이어 신화의 멤버 이민우, 신혜성, 장우혁이 각축전을 벌일 예정이다(하지만 제작진조차 아직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지배적이다).
비교적 오래 활동한 가수에게 대상을 수여하는 게 일반적이었던 KBS는 아주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역시 김종국, MC몽, 신화의 이민우가 득세하고 있지만 비교적 대상만큼은 신중을 기하는 방송사의 이미지 때문에 후보 가수들 중 딱히 점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아무래도 올해의 가요대상은 네티즌 및 현장투표가 많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음반 판매율이 전체적으로 저조했으니 작년과 같은 막판뒤집기 경합보다는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
올해와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인 해가 2003년이다. 2003년은 그야말로 ‘이효리판’(?)이었다. 게다가 2004년 그녀가 연기자로 변신한다는 소문까지 들리고 있어서 방송사별로 관심의 대상은 모두 이효리였다. 가요대상의 경우 각 방송사별로 네티즌의 인기투표 및 음반판매량 등 각종 선정기준이 까다롭다. 가요계의 인기순위 및 인지도면에서는 단연 이효리가 강세였지만 그녀에게 치명적인 것이 바로 음반판매량(당시 음반판매량 1위는 이수영이었다). KBS는 막판까지 이수영과 이효리로 경합을 벌이다 선정기준에서 음반판매량의 비율이 비교적 적었기 때문에 이효리에게 수상의 영예가 안겨졌고, 음반판매량 비율이 높은 MBC의 경우 이수영에게 대상의 영예가 주어졌다.
▲ MBC <내 이름은 김삼순>과 SBS <프라하의 연인>의 주인공인 김선아(왼쪽)와 전도연. | ||
연기대상에 신경을 쓰는 것은 방송사뿐만 아니라 연기자들도 마찬가지다. 시상식의 과열된 의상 퍼레이드만 봐도 연예인들이 시상식에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쓰는가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연말 시상식을 겨냥해서 일부러 연말에 활동을 계획하는 연기자들도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또 방송사로서는 모시기 힘든 스타급 연기자들한테 상을 줌으로써 채널에 대한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경우도 있다. 대형 배우들이 영화에만 올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방송사로서는 스타급 연기자들에게 연말시상식으로 그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것.
영화에 올인하고 있던 전도연의 경우 SBS에만 출연하고 있고, <파리의 연인> 박신양 김정은도 작년 대상 수상과 함께 다음 프로그램의 SBS 출연을 약속했고, 김정은은 올해 그 약속을 지켰다. 그래서인지 SBS는 가요대상보다 연기대상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올해 SBS 연기대상은 <프라하의 연인>의 전도연, MBC의 경우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삼순이 열풍을 만든 주역 김선아라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반면 KBS 연기대상는 올해 강세인 드라마가 많았기 때문에 대상을 점치기 쉽지 않다. 올해 초 인기몰이를 한 드라마 <해신>의 주인공 최수종이 물망에 올랐으나, 외주제작에 큰상을 주지 않는 관례상 자체 제작인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 많은 수상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이란 주어서 좋고 받아서 좋은 것이 아닐까? 올 연말시상식에는 스타로서 무대 위에서 빛났던 가수, 연기자보다는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 이들에게 수상의 영예가 돌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