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프하고 날카로운 이미지의 한석규도 알고보면 가정적인 남자다. 김장 등 웬만한 한국음식은 만들 줄 안다고. 영화 <미스터 주부퀴즈왕>의 한 장면. | ||
영화 <홀리데이>로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난 최민수가 대표적인 예다. 사실상 ‘터프가이’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최민수는 알고 보면 공처가에 애처가 그 자체다. 지난해 결혼 10주년을 기념해 앙코르 결혼식을 괌에서 올리는 등 부부 금슬이 좋기로 유명한 그는 아내 강주은씨에게 ‘꽉 잡혀서’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대사는 반드시 강주은씨의 ‘인허가’를 받아 결정을 한다. 또 촬영이 없을 때는 요리와 설거지를 기꺼이 도맡아 하며 애들을 챙기는 일에도 앞장선다.
최민수의 측근들은 “촬영장에선 눈에 힘만 주면 후배들이 벌벌 떠는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최민수이지만 집에선 한 마리의 순한 양이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샤프한 이미지로 한국 대표 배우로 사랑받아온 한석규 또한 가정적이기는 매한가지. <주홍글씨> <그때 그 사람들> 등 스크린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캐릭터와는 백팔십도 다른 성격이다. 사형제 중 막내로 어머니와 유독 친하게 지냈다는 한석규는 김장 등 한국 음식의 기본기는 일찍이 익혔을 정도다.
한석규는 촬영이 없을 때는 세 남매를 목욕시키는 일을 도맡아 한다. 공식 행사를 즐기지 않는 그이지만 조카의 부탁에 초등학교 1일 교사로 기꺼이 나섰을 정도다. 촬영 현장이나 시사회에도 가족들을 반드시 초대하며 겨울엔 호주 등지로 장기 가족 여행을 떠나는 전통을 몇 년째 지켜오고 있다. “아내를 위해서라면 하루에 두 끼를 같은 식당에서 같은 메뉴로 먹게 되더라도 반대를 안 하더라. 가족을 모든 일에 있어 영순위에 놓는 스타일”이라는 게 주위 사람들의 증언이다.
지난해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김주혁은 오랫동안 진지한 캐릭터로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실제 성격은 스스로의 표현을 빌자면 ‘잘 까분다’는 것. 애교도 많고 장난도 잘 치는 막내다운 성격이라 어렸을 때 오락부장을 도맡아 했다. 터프한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주위 사람들이 화를 내면 장난을 쳐서 분위기를 풀어주는 ‘애교파’다.
▲ 진지한 캐릭터로 사랑받아온 김주혁은 실제로는 장난기 넘치는 성격이라고 한다. 장진영, 최민수.(왼쪽부터) | ||
반면,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카메라 앞뒤에서의 모습이 ‘꼴불견’으로 변하는 배우들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젠틀한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는 배우 A. 로맨틱하면서 부드러운 이미지로 20대 팬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사적인 자리에서 그는 정확히 하이드처럼 돌변한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주먹을 휘두르는 것. 대부분 희생양은 측근인 매니저들이다. 자타공인 근육질 몸매에서 뿜어 나오는 파워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후문.
그러나 업계에선 오히려 A의 매니저들을 부러워하고(?) 있다. 체면을 중시하는 A이기에 지갑을 여는 일을 결코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여행만 갔다오면 매니저들에게 고가의 명품을 줄줄이 선물하기 일쑤. 하나같이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A의 매니저들을 놓고, 연예계 호사가들은 “매 좀 몇 대 맞는다고 죽기야 하겠냐”면서 “그 정도 호사를 누릴 수 있다면 감내해야할 부분 아니겠냐”고 쑥덕거리고 있다.
소탈하면서 인간적인 이미지로 인기 급부상중인 배우 B도 마찬가지. 다혈질인 그는 열을 받기 시작하면 아무도 말리지 못하는 ‘야수’로 돌변한다. 술버릇까지 고약해서 B의 주먹맛을 본 사람들이 그의 주위엔 수두룩하다. 또 매사 변덕이 죽 끓듯 하는 B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로드 매니저 등 최측근들은 쉴 새 없이 눈치를 보느라 고생을 하고 있다.
청순가련형의 대명사로 불리는 스타 C도 밤만 되면 백팔십도 변신한다. 룸살롱을 즐겨 드나드는 C는 특히 주위에 사람이 있든 없든 개의치 않고 진한 행동을 일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한번 찍었다하면 물불 가리지 않고 ‘대시’, 동석자들이 무안해질 정도로 야한 행동까지도 하는 것. 그녀와 술자리를 함께 했던 연예 관계자들은 “C야말로 진짜 연기 잘하는 배우”라면서 “어떻게 본성을 감쪽같이 감추고 눈물 연기를 실감나게 하는지 대단하다”며 혀를 내둘렸다.
김수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