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이 메르스로 어려운 창원SK병원에 도움의 손길을 보내기로 했다. 사진은 창원SK병원 입구 전경.
[일요신문] 메르스 확진 환자 입원으로 개원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던 창원SK병원이 지역 대표은행인 경남은행의 안정자금지원으로 경영난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창원SK병원은 지난 10일 경남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해 환자와 의료진이 14일간 ‘코호트 격리(cohort, 환자 발생 병동을 의료진과 함께 폐쇄)’ 조치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외래진료는 물론이거니와 코호트 격리된 의료진의 주당 진료시간이 길어져 월 급여 지급을 걱정해야 할 만큼 병원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지난 25일 0시부로 격리 해제되기는 했지만 ‘메르스 확진 환자가 입원했던 병원’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환자의 발길이 뚝 끊어져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러던 중 창원시가 창원SK병원의 빠른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역 대표은행인 경남은행에 지원을 요청했고, 이에 경남은행이 적극적으로 안정자금을 지원키로 해 경영난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경남은행은 29일 무담보 신용대출로 안정자금 5억 원을 지원키로 해 아직까지 메르스 피해 병원에 대한 정부의 뚜렷한 지원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은행이 솔선수범한 모범사례가 될 전망이다.
창원SK병원 관계자는 “어려울 때 힘이 되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을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지원에 나서준 경남은행과 더불어 메르스 극복을 위한 응원 메시지를 보내준 지역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아울러 메르스로 인한 코호트 격리가 해제된 만큼 정상 진료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창원SK병원에 대한 경남은행의 지원 소식을 전해들은 안상수 창원시장은 “경남은행의 파격적인 지원 결정에 고마움을 표한다. 시 차원에서도 창원시를 메르스로부터 지켜낸 영웅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지원은 모두 하겠다. 병원 전체를 철저한 소독을 하고 진료를 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께서도 안심하고 평상시처럼 창원SK병원을 이용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남은행 손교덕 은행장은 “메르스로 어려운 병원을 비롯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비를 맞고 있을 때 우산을 뺏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위이다. 지역 대표은행으로서 지역 구성원들이 겪는 고통을 덜고 나눌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배려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은행은 경남지역에 메르스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 11일부터 창원지역 소재 5개 영업점(토월지점ㆍ상남동지점ㆍ소계동지점ㆍ창원중앙지점ㆍ사파동지점)을 시작으로 경남ㆍ부산지역 22개 영업점에서 예방용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여기에 창원시 관내 종합사회복지관과 노인복지시설 50여 곳에 살균소독 등 메르스 방역활동과 손세정제를 지원하는 동시에 전국 162개 전국 영업점에 손 소독기와 손세정제를 비치하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조치했다.
지난 15일에는 긴급운영자금을 편성하고 피해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에도 나섰다.
메르스 피해가 확인된 중소기업에는 5억 원 이내에서 긴급운영자금을 지원하고, 금융지원을 신청한 중소기업의 신용대출에 한해 영업점장 전결로 1.0%p 이내 금리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기존 대출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서는 기한연장 및 분할상환금 상환을 유예해주고 있다.
이 밖에도 경남은행은 본부부서와 영업점 3급 이상 직원은 월급여의 일정액(10만 원 이상)을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으로 받아 지역 내 전통시장에서 전액 소비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런가 하면 메르스 확산에 따른 지역경제 위축을 우려해 최근 폐지했던 구내식당 휴무일(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런치데이’로 다시 지정, 직원들의 외부 음식점 이용을 유도해 소비 부진과 메르스로 직간접 타격을 입은 지역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