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권 신당의 ‘행동대장’ 정진석 후보(오른쪽)가 국회 입성에 성공함으로써 심대평 충남지사(왼쪽)의 신당 프로젝트가 강력한 힘을 받게 됐다. | ||
특히 경북 영천 지키기에 성공함으로써 영남 텃밭에서의 입지가 강화됐다. 박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영천지역에서 상주하다시피했다.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에게 자당 후보가 뒤처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박풍’의 위세가 여전히 시들지 않았다는 점을 재입증했다.
따라서 당내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김문수 이재오 의원 등 ‘반박’세력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심대평 충남지사의 향후 정치행보도 탄력을 받은 전망이다. 지난 3월 초 자민련을 탈당할 당시만 해도 그가 구상하고 있던 ‘중부권 신당’이 실현될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중부권 신당은 가시권에 들어온 셈이다. 충남 공주·연기의 정진석 당선자가 “심 지사와 함께 ‘중부권 신당’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반면 정진석 후보가 행정도시 예정 지역에서 당선됨으로써 노무현 대통령의 행정도시 건설 계획이 표심으로 연결되지 않았음이 반영됐다. 여권은 이 지역에서만큼은 여당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번 선거 결과는 또 현 정부의 정국운영에 대한 심판이라는 점에서도 여권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번 선거가 야권의 주장처럼 노무현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일정 부분 띠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노 대통령의 개혁 드라이브가 주춤할 것으로 보는 관측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이전보다 강한 개혁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들어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관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입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듯싶다.
여기에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또한 한동안 책임론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선거 참패도 그렇지만 그가 선거운동 중에 “(선거 결과) 전체가 잘못되면 사퇴하는 것까지 검토하겠다”고 했던 발언도 족쇄가 됐다. 이에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해서 당 의장으로 선출된 지 한 달밖에 안 된 시점에서 강하게 사퇴를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중론. 따라서 당 의장으로 처음 맞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지도 관심사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