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의 엄정화. | ||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영화인 것 같아요.”
엄정화는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 대해 ‘한 마디’로 이렇게 설명했다. 호로비츠와 같은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지만 변두리 피아노 학원 선생을 하고 있는 김지수가 바로 엄정화다. 호로비츠는 우크라이나 출생의 천재 피아니스트. 엄정화는 자신이 비록 호로비츠가 되진 못했지만 천재적 음악성을 가진 아이 경민이를 만나 그의 재능을 키워주는 조력자가 된다.
엄정화가 이 작품을 선택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동안 배우로서 나름대로 다양한 변신을 해왔지만 정작 엄정화 자신은 언제나 갈증을 느껴왔던 터. “무엇보다 가슴이 훈훈해져 오는 시나리오에 감동을 느꼈다”는 그는 ‘호로비츠를 위하여’가 자신의 연기 인생에 한 획을 긋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특히 엄정화는 이번 영화에서 주제곡 ‘나의 피아노’를 직접 불러 화제가 되었다. 얼마 전 열린 특별 시사회에서 엄정화는 가수 장재형과 함께 듀엣으로 이 노래를 선보이기도 했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의 삽입곡을 직접 부른다는 것은 아무나 누릴 수 있는 영광은 아닐 것이다.
또 평소 피아노를 어느 정도 칠 줄 아는 엄정화는 영화 속 피아노 교사 역을 소화해 내기 위해 두 달 동안 집중적으로 피아노를 연습하기도 했다. 엄정화는 “원래 클래식 분야는 잘 몰랐었는데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왜 사람들이 클래식을 듣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영화에서 천재 음악 소년 ‘경민’으로 출연하는 신의재는 제작진이 전국 방방곡곡을 직접 돌아다니며 찾아낸 음악 신동이다. 피아노는 칠 줄 알지만 연기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하는 신의재는 그저 ‘엄정화 누나’와 연기하는 것이 좋아 촬영했다고 한다. 의재는 반 친구들에게 엄정화의 휴대폰 번호를 가르쳐 줄 만큼 순진하고 장난기 많은 아이. 의재에게 직접 연기 지도를 하며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엄정화는 “의재가 하우스 콘서트에서 나만을 위해 연주해 주는 장면이 있거든요. 촬영이었지만 정말 감동적이었어요”라고 회상한다.
▲ 지난 9일 기자시사회장에 참석한 엄정화. | ||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는 연기하면서 그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운 게 좋아요. 전부터 그 생각엔 변함이 없어요. 좀 더 리얼하게 보이기 위해 때로는 화장이나 치장을 모두 걷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엄정화는 예전 기자와의 인터뷰 도중 자신의 외모에 대해 ‘그다지 예쁜 편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 말이 솔직하게 다가와 아직까지도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런데 엄정화는 자신의 장점이 ‘뛰어난 외모’보다는 ‘사람을 끄는 내적 매력’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기자 역시 그의 외모보다는 내면에 반했으니까.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어떤 모습이 섹시한지를 아는 영리한 배우가 바로 엄정화다. 솔직함과 내숭의 ‘환상 비율’을 알고 있는 여배우, 엄정화에겐 배우고 싶은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아마 얼마 전 한 방송에 출연해 그가 내던진 폭탄 멘트, “이정재 씨와 키스하는 상상을 해 봤다”는 것은 바로 엄정화이기에 가능했던 말이었을 것이다. ‘입술이 예쁜 남자를 보면 키스하고 싶어진다’는 그에겐 언제쯤 그런 상대가 나타날까.
“일까지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욕심나는 사람이 나타나면 사랑을 하겠다”던 엄정화. 팬의 입장에선 그가 ‘솔로’이기를 바라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