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여배우와 인터뷰하며 듣게 된 그녀의 고백입니다. 얘기인즉슨, 이 여배우가 예전 한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화제를 모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와 동시에 참담한(?) 마음까지 느꼈다는 것입니다.
이 여배우는 한 오락프로그램의 ‘몰카’ 프로그램에 출연해 눈길을 끈 바 있습니다. 불과 5분가량의 짧은 코너였지만 이 프로그램이 방영된 뒤 이 여배우에게 “협찬해주겠다”고 나선 의류, 액세서리 업체가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배우는 그동안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협찬 세례’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던 모양입니다.
이어 이 여배우는 “요즘 연예인들이 왜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하려고 안달인지, 왜 그런 ‘짝짓기’ 코너에 나가 개인기 선보이고 그러는지 이해할 만하다”고 털어놓더군요. 불과 짧은 시간 출연했을 뿐이지만 ‘시청률 잘 나오는 오락프로그램이 시청률 안 나오는 드라마보다 낫다’는 것입니다. 배우가 단지 ‘연기’만 해서는 안 되는 요즘 현실에 대한 씁쓸한 고백이기도 하지요.
요즘 신인 연예인들을 보면 가수나 혹은 연기자로 데뷔하기 전 으레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는 통과의례를 거치곤 합니다. 인기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뒤 그 인지도를 발판 삼아 좀 더 쉽게 데뷔하려는 일종의 전략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력이며, 실력 있는 이들이 결국엔 인기도 얻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요.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