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한 앵글에 두 배우를 같이 잡을 때 간혹 문제가 생길 경우가 있습니다. 두 배우의 키 차이가 현격히 날 때죠. 카메라를 아무리 ‘당기거나 밀어도’ 해결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답니다.
언젠가 ‘여배우 A의 굴욕장면’이라는 이름으로 A가 상대 여배우 B와 나란히 계단에 서 있는 장면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160cm가 될까 말까한 A와 170cm를 훌쩍 넘는 B가 마주보아야 하는데 키 차이가 너무 나는 바람에 A가 B보다 높은 계단에 올라 서야 했던 일이 있었죠.
얼마 전 만난 한 여배우는 “키가 작아 드라마 캐스팅에서 불발된 일이 있었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더군요. 상대역으로 캐스팅된 남자배우의 키는 187cm였고, 이 여배우와는 30cm 가까이 키 차이가 나는 바람에 몇 차례의 카메라 테스트 후 다른 배우한테 배역이 넘어갔다더군요. 물론 이 배우의 캐스팅 불발이 단지 키 차이 때문만은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이 배우로서는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화면에 잡히지 않지만 배우들의 키 차이를 커버하기 위해 촬영장에서는 종종 소품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디딤판을 이용해 서서 남녀 배우의 키를 맞추는 일도 흔하구요. 당사자로서는 아쉽고 불만스러울 수도 있을 테지만, 배우들 모두가 훤칠하고 모두가 자로 잰듯 깍듯한 외모만 갖고 있다면 팬의 입장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를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생겨날 겁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