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런 순작용만 있는 게 아닙니다. 기업화를 넘어 권력화 단계에 접어든 몇몇 매니지먼트사는 각종 매체의 편집권까지 관여하는 상황에 진입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들이 밝히기 꺼려하는 내용이 기사화된 경우 해당 매체에 전화해 ‘기사를 내려 달라’고 얘기하곤 하는데 ‘부탁’의 차원을 넘어 ‘명령’에 가까운 경우도 허다합니다. 요즘 들어 ‘기사를 내려주지 않을 경우 소속 연예인 관련 취재 현장에 부르지 않고 관련 보도 자료를 보내지 않겠다’는 협박 비슷한 얘기를 건네 오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들은 연예 관련 기사가 그들을 띄워줄 수 있는 내용으로 제한되길 바라는 모양입니다.
<일요신문> 역시 비슷한 부탁을 받곤 합니다. 오보가 확실한 경우가 아니라면 기사를 내려주지 않는 게 원칙이나 사실 확인 과정에서 애매한 부분이 있거나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부득이한 상황일 경우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곤 합니다. 이는 매우 제한된 사례일 뿐입니다. 분명 연예인과 관련된 좋은 소식을 전하는 일도 기자의 역할이지만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 역시 기자의 사명이요, 독자와의 약속일 테니까요.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