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수 | ||
영화계에서 김지수의 입지는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PIFF)에서 더욱 화려하게 빛났다. 개막작인 <가을로>의 여자 주인공으로서 부산을 찾은 그에게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기 때문.
친숙한 느낌이 편안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내며 15년 동안 꾸준히 톱스타의 자리를 지켜온 김지수를 <가을로>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났다.
전형적인 브라운관 스타로 10년 넘게 활동해온 김지수가 스크린으로 활동 영역을 옮기는 과정에서 연결 고리가 되어준 이는 단연 김주혁이다. 지난 2002년 드라마 <흐르는 강물처럼>에 함께 출연하며 맺은 인연을 연인 관계로 발전시킨 두 사람은 지난 2003년 열애 사실을 매스컴에 공개했다.
두 사람 모두 SBS 공채 탤런트 출신으로 김지수(2기)가 김주혁(8기)보다 한참 선배지만 나이는 72년생 동갑이다. 드라마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처음 만날 당시에도 김지수가 인기 절정의 데뷔 11년차 배우였던 데 반해 김주혁은 한창 주목받는 신예 배우였다. 반면 김지수가 데뷔 이후 브라운관에서만 활동해 왔다면 김주혁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폭넓은 행보를 펼쳐왔다. 그런 김주혁의 영향으로 김지수는 2004년 영화 <여자 정혜>를 통해 스크린 데뷔를 시도하게 된다. 탤런트에서 영화배우로의 변신은 사실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더 높다. 10년 넘게 브라운관만 고수해온 김지수는 더더욱 그렇다. 따라서 김주혁의 보이지 않는 도움이 김지수의 충무로 연착륙에 큰 힘이 됐을 터이다.
그런데 최근 엉뚱한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사이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 심지어 정체불명의 ‘연예계 X파일 2탄’에도 이들 커플에 대한 내용이 담겨 네티즌들 사이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4년여 동안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온 이들 커플에게 정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일까. 두 사람이 연인이 되면서 김지수가 소속사를 옮겨 현재는 두 사람 모두 나무액터스 소속이다. 두 사람의 오랜 사랑을 바로 옆에서 지켜 본 나무액터스 관계자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누가 봐도 부러울 만큼 잘 지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바쁘지만 서로 배려하고 챙겨주며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고 얘기한다.
두 사람 모두 결혼 적령기를 넘긴 나이인 만큼 결혼 소식도 궁금해진다. 하지만 소속사 관계자는 “김지수 씨가 영화배우로 변신한 이후 한창 물이 오른 상황이라 금방 결혼하기는 어렵다”는 말로 아직 결혼계획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지수의 사랑은 현실은 물론 스크린에서도 뜨겁게 불타고 있다. 올 가을 개봉되는 두 편의 멜로 영화 <가을로>와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에 주연 배우로 출연하며 ‘멜로의 여왕’으로 등극한 것. 상대 배우는 유지태와 한석규, 여기에 실제 연인 김주혁까지 요즘 충무로에서 잘 나간다는 남자 영화배우 세 명을 김지수가 독차지한 것이다.
“의도적으로 ‘멜로의 여왕’이 되려 했던 건 아닌데 요즘 이상하게 잘 읽히는 ‘책’(시나리오)이 멜로였어요.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는 두 편의 멜로 영화에 출연하는 게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색깔과 느낌이 전혀 다른 영화라 출연하게 됐어요. 앞으로도 또 다른 색깔과 느낌의 멜로 영화가 있다면 출연하고 싶어요.”
영화 <가을로>에서 김지수는 ‘영화 전체에 이미지를 심어주는 캐릭터’를 맡았다. 영화는 ‘현우’(유지태 분)와 ‘세진’(엄지원 분)의 우연한 만남과 여행을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이들의 여행을 이끄는 이는 이미 세상을 떠난 현우의 옛 연인 ‘민주’(김지수 분)이기 때문. 이로 인해 관객들은 마치 세 사람이 함께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1년가량의 다소 긴 촬영 기간으로 인해 어려움도 많았지만 너무 아름다운 풍광과 멜로가 담긴 영화가 완성돼 기뻐요. <동감> <봄날은 간다> 등의 영화에서 이미 멋진 멜로 연기를 선보인 유지태의 도움이 든든했고 디테일한 김대승 감독님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 행복했어요. 가능성이 돋보이는 엄지원과의 작업도 좋았고요.”
제작발표회장에서 유지태는 김지수와의 흥행 책임론 분쟁을 얘기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의 축이 되는 인물인 김지수가 영화가 망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유지태의 주장에 김지수는 가장 출연 분량이 많은 유지태의 책임이라고 맞받았다고. <가을로>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책임론 분쟁이 아닌 잘 될 경우에 대비한 서로에 대한 칭찬으로 들리는 게 사실이다.
“<접속> <번지 점프를 하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멜로 영화 가운데 제가 출연한 영화도 이름을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쓸쓸한 가을날 관객들의 감성을 풍부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영화가 되면 더욱 좋겠어요.”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