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눈의 여왕> 제작발표회에 모습을 보인 성유리. 블랙 패션에 황금색 벨트로 포인트를 준 그녀는 드라마에서 도도한 럭셔리 걸을 연기한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매력이 철철 넘치는 남성을 단번에 깔아뭉개는 도도한 여성, 성유리는 이런 모습이 모든 여성의 꿈이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이번 드라마 <눈의 여왕>을 통해 자신이 그런 통쾌한 모습을 선보이며 여성 시청자들의 꿈을 대리만족시킬 거라 자신한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뒤 성유리는 주로 ‘청순’ ‘연약’ ‘순수’로 대변되는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그런데 이번엔 악역으로 보일 만큼 ‘차가움’과 ‘도도함’이 강조되는, 그래서 욕먹기 십상인 캐릭터를 연기한다. “나도 몰랐던 내 안의 도도한 모습을 찾았어요”라는 성유리는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드라마 <눈의 여왕> 제작발표회를 찾았다.
“어때 이 정도면 럭셔리해?”
<눈의 여왕> 제작발표회가 열린 용산 CGV. 극장 내부 여자 화장실 안에서 성유리는 코디네이터 등과 수다를 떨며 옷맵시를 고치고 있고 그 앞에선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남자 매니저가 대기 중이다. 다소 큰 목소리로 대화가 오간 까닭에 화장실 밖까지 대화 내용이 들릴 정도였는데 대화는 주로 이날 의상 콘셉트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에 매니저가 “조용히 좀 얘기해라. 밖에까지 다 들린다”고 주의를 주자 이내 목소리가 작아진다.
이날 성유리는 검정색 원피스와 롱부츠로 올 가을 패션 흐름인 ‘블랙’에 충실했다. 두꺼운 황금색 벨트와 기다란 황금색 목걸이 등의 액세서리를 활용, ‘골드’로 포인트를 줬다.
“극중 캐릭터인 ‘보라’가 부잣집 아이인 데다 평범한 것을 싫어하는 개성파라 이에 충실한 의상을 입고 싶었어요. 그래서 화려하고 튀면서도 럭셔리한 의상을 준비했죠.”
▲ <눈의 여왕> 출연진들. 왼쪽부터 임주환, 성유리, 유인영, 현빈. | ||
“기존 드라마에선 드라마가 방영되는 내내 똑같은 스타일을 유지하는 게 부담이었는데 이번엔 하루에도 몇 번씩 스타일이 달라져요. 평소 입어보고 싶었던 옷을 죄다 입어 보려고요. 우리 코디네이터는 고생이겠지만 제겐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아요.”
“강적을 만났어요”
상대 배역은 요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현빈. 그는 톱스타답지 않은 소탈함과 몸에 밴 매너로 동료 배우와 스태프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그런데 성유리는 현빈과의 첫 만남이 너무 어려웠다고 말한다.
“나도 내성적이고 말수도 적은 편인데 현빈은 나보다 더 해요. 처음 만난 뒤 강적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내가 한 살 더 많으니 누나로서 먼저 말을 걸었지만 늘 단답형 대답으로 대화가 끊겨 먼 산만 바라보며 어색해했을 정도예요.”
그렇지만 촬영이 계속되면서 조금씩 가까워지며 어색함이 옅어졌고 이제는 장난치느라 촬영에 지장이 있을 정도란다. 성유리는 “주요 출연진 가운데 내가 가장 연장자라 부담이 많았는데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 다행”이라 얘기하는데 현빈은 “누나라고 부르면 싫어해 촬영 현장에서 극중 이름인 ‘보라’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연장자로서의 책임은 느끼지만 누나라고 불리는 건 싫은 듯. 누구나 여자라면 다 똑같은 심리가 아닐까 싶다.
“피부 트러블 걱정이에요”
인터뷰를 위해 가까이 앉아 대화를 나누다 보니 예상외로 성유리의 얼굴에 피부 트러블이 많았다. 이를 언급하자 “안 그래도 고민이에요. <어느 멋진 날>이 끝나고 거의 쉬지 못한 채 <눈의 여왕>을 시작해 너무 피곤해요”라는 성유리는 “곧 적응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 피부 트러블도 줄어들겠죠.”
휴식 기간까지 반납할 만큼 <눈의 여왕> 대본이 재밌었고 ‘보라’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 게다가 <눈의 여왕>은 성유리가 주연으로 확정됐다 출연을 번복했던 <봄의 왈츠>를 제작한 윤스칼라에서 새로 선보이는 드라마다.
“<눈의 여왕>을 너무 하고 싶어 출연을 결정했지만 촬영 초반엔 예전 일이 신경 쓰인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하루는 윤석호 감독님이 저를 불러 ‘그런 생각하지 말라’고 먼저 얘기해 줘 편안히 촬영에 집중하고 있어요.”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