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지난 여름 조승우와 함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해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던 소냐는 지난 10월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를 들고 뉴욕 브로드웨이를 찾았다. 뉴욕 뮤지컬 씨어터 페스티발에 공식 초청된 최초의 한국 창작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는 이를 계기로 해외로 판매될 기회를 잡아 미국 현지에 ‘뮤지컬 한류’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 ‘마리아’ 역할의 소냐가 있다.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브로드웨이 무대가 갖고 있는 최고의 매력은 바로 관객들이에요. 한국어로 공연돼 자막을 보는 불편이 많았을 텐데 관객들은 끊임없는 박수 갈채를 보내줬어요.”
지난 2003년 8월 초연된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에 소냐가 합류한 것은 올 봄. 그는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을 위해 특별히 캐스팅됐다. 뉴욕 현지 관객들도 찬사를 보내는 가창력과 연기력을 가진 배우라는 점에서 제작진은 소냐에게 뉴욕행 비행기 티켓을 건넨 것.
동행한 배우 대부분이 이미 몇 년 동안 <마리아 마리아>를 함께 하며 호흡을 맞춰온 데 반해 소냐는 브로드웨이가 첫 무대였다. 물론 <지킬 앤 하이드>를 공연하는 도중 틈틈이 연습에 참여해 호흡을 맞춰 왔지만 첫 무대가 브로드웨이라니 부담스러운 게 당연해 보인다. 그만큼 에피소드도 많았다.
“한 번은 제가 혼자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갑자기 화재 경보가 울려 난리가 났었어요. 알고 보니까 드라이아이스가 공연장 밖으로 조금 새어나간 게 화근이 됐더라구요. 정말 당황했었지만 제작진은 화재 경보가 공연 대박을 부르는 좋은 조짐이라며 좋아하시더라고요.”
▲ <마리아 마리아>의 뉴욕 공연 모습. | ||
<마리아 마리아>는 오는 12월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되며 다시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뉴욕 공연에 합류한 소냐에 이어 이번에는 ‘예수’ 역할로 허준호가 가세했다.
“허준호 선배는 ‘해모수’ 역할 때문에 ‘예수’로 캐스팅됐어요. 워낙 악역 이미지가 강해 제작진이 주저했는데 <주몽>의 해모수 역할을 멋지게 소화하는 모습을 본 뒤 ‘예수’ 역할로 캐스팅됐대요. 듀엣 곡을 연습할 때 선배님 눈을 바라보면 너무 선해 보여 기존의 악역 이미지를 전혀 느낄 수 없어요. 그래도 넘치는 카리스마는 여전하시더라구요. 기존 ‘예수’의 연약한 이미지와 달리 이번 공연의 ‘예수’는 카리스마가 대단할 것 같아요.”
내년쯤 새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지만 소냐는 이제 ‘가수’보다는 ‘뮤지컬 배우’가 더 익숙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그는 매일 하루 6시간 이상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하루 빨리 그가 브로드웨이에서 전 세계 뮤지컬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는 최고의 디바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