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현정. | ||
다사다난했던 2006년 역시 연예계는 다양한 궁금증을 밑바탕으로 씨알 굵은 의혹들을 여럿 양산해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그래서 벌써 다양한 루머의 종자가 된 2006년 10대 의혹을 정리해 보도록 한다.
음독설로 휘청거린 벽두
2005년에서 2006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연예계는 연이은 음독설로 휘청거렸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고현정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12월 24일에 고현정이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을 찾은 것. 고현정 측은 폐렴 증상으로 인한 고열로 응급실을 찾은 것이라며 음독설을 정면 부인했다. <일요신문>에선 병원을 찾아 고현정이 병원에서 아세트아미노펜(해열진통제 주성분) 독성 검사를 받았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음독을 위한 진통제 과다 복용인지, 고열 치료를 위한 해열진통제 과다 복용인지는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고 이런 의혹은 곧 다양한 루머를 양산시켰다.
크리스마스 이브였음을 감안해 이혼 후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는 루머가 나돌았는가 하면 교제 중인 남성과의 문제 때문이라며 몇몇 남자 연예인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음독설 자체가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루머가 그보다 훨씬 앞서간 것. 따지고 보면 이런 의혹이 줄을 잇는 이유는 그가 이혼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 여전히 함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현정은 올 한해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영화 <해변의 여인>과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에 연이어 출연했으며 곧 <주몽> 후속작인 드라마 <히트>(가제) 촬영을 시작한다. 이혼 이후 다소 안정을 되찾지 못하던 그가 2006년을 계기로 다시 배우의 길에 안착해 팬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역시 미묘한 시점인 12월 31일엔 강혜정이 응급실을 찾아 두 번째 음독설의 주인공이 됐다. 강혜정 측 역시 “음독이 아닌 차량 접촉 사고로 병원을 찾은 것”이라며 음독설을 정면으로 부인했으나 일부 언론이 병원 관계자의 멘트를 인용, 그가 약물 과다 복용으로 병원을 찾았다고 보도해 의혹이 확산됐다.
음독설은 곧 연인 조승우와의 불화설로 연결됐다. 하지만 강혜정과 조승우 양측 모두 결별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박찬욱 감독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결별설을 인정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의 임수정 역할로 애초 강혜정을 캐스팅하려 했었다”는 박 감독이 “열정적인 여인인 강혜정이 애정전선으로 감정 기복이 심해 함께 작업할 수 없었다”고 설명한 것이다. 그 시기는 음독설 직후인 지난 2월. 이번에도 강혜정 측은 “두 사람은 여전히 잘 사귀고 있다”며 불화설을 부인했다. 음독설로 시작된 두 사람의 불화설은 2007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화려한 결혼과 그 그림자
<일요신문> 749호를 통해 단독 보도된 가수 이선희의 결혼설은 석 달 뒤 정식 결혼으로 연결됐다. 남편 정 아무개 씨가 세 번이나 이혼한 경력이 있으며 이선희와의 결혼이 네 번째 결혼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었는데 의혹은 두 사람이 교제를 시작할 당시 정 씨가 유부남이었을 가능성에 집중되고 있다. 어쩌면 이선희의 결혼이 불륜에서 시작됐을 수도 있기 때문. 애초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 경 ‘2006 할리우드 볼 음악 대축제’에 초청된 이선희가 미국 LA를 찾았던 당시 두 사람이 처음 만났다고 한다. 그런데 정 씨가 세 번째 부인과 이혼한 시점은 6월 13일이다. 이에 대해 정 씨는 5월에 만났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하며 이혼 이후에 이선희와 교제를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6월 13일 이후에 처음 만나 교제를 시작해 7월에 결혼을 결심했다는 얘기가 된다.
노현정의 결혼도 깜짝 발표만큼 무성한 소문을 양산했다. 인기 절정의 아나운서가 갑작스레 결혼을 발표한 데다 상대가 재벌가의 일원임이 알려지면서 확인불가의 소문들이 눈덩이처럼 확대된 케이스. 그 와중에 정체불명의 남성과 데이트 도중에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합성됐을 가능성 배제 못함)이 인터넷에 유출됐고 이미 10년 전에 이혼한 부모가 노현정의 결혼을 앞두고 재결합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기도 했다.
▲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의혹이 자라기 가장 적합한 토양은 열애설, 불화설, 그리고 이혼이다. <일요신문> 713호를 통해 이서진 이효리 열애설이 단독 보도되면서 또 하나의 스타 커플 탄생이 기대됐었다. 이효리의 친언니인 이유리 씨의 아기 돌잔치에 참석한 이서진이 이효리와 다정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본지 카메라에 포착된 것. 당사자들이 열애설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이서진이 이효리의 가족 모임에 참석했다는 부분은 세인들의 궁금증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그러나 그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각자의 바쁜 스케줄로 인해 조금씩 멀어졌고 지금은 아예 만나지 않고 있다는 게 이효리 측근의 전언이다. 그래서인지 이서진은 지난 10월 드라마 <프리즈> 제작 발표회에서 이효리와의 열애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와 관련된 질문은 하지 말아 달라”며 당부의 말을 건넸었다.
역시 <일요신문> 696호를 통해 결혼 사실이 특종 보도된 심은하는 지난 3월 딸을 출산했다. 이제 세 식구가 된 이들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지만 일각에선 불화설이 나돌고 있었다. 이런 의혹들에 대해 심은하의 남편 지상욱 박사는 “우리 부부를 둘러싼 다양한 소문은 나도 들어 알고 있다”면서 “내년에 둘째를 가질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는데 불화설이 웬 말”이라며 그간의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당사자가 분명한 입장을 보여도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은 아마도 심은하가 최고의 스타였던 데 대한 후유증이 아닌가 싶다.
설경구의 경우 이미 오랜 기간 별거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라 이혼 자체는 그리 큰 뉴스가 아니었다. 문제는 별거와 이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여배우 A와의 열애설이었다. 별거설이 나돌 당시부터 설경구가 A와 결혼을 위해 이혼을 서두른다는 소문이 나돌았기 때문. 설경구가 이혼한 것은 지난 7월 초. 이미 반년이 지났지만 A와의 결혼 소식은커녕 열애설도 시들해졌다.
권상우처럼 2006년 한 해를 힘겹게 보낸 연예인이 또 있을까. 권상우의 은밀한 사생활이 담긴 몰래카메라(몰카)가 존재할지 모른다는 의혹과 폭력조직 서방파 두목 출신인 김태촌에게 협박을 받았다는 뉴스가 연이어 불거지며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다.
<일요신문> 754호를 통해 ‘K씨 몰카’ 기사가 최초로 보도된 이후 불거진 몰카 파문은 사진작가가 음란 사진에 권상우의 얼굴을 합성한 것으로 일단락됐다. 그런데 권상우 측의 주장과 <일요신문>과 <스포츠서울닷컴>이 공동 취재한 내용 가운데는 상이한 부분이 여럿 있어 그림자를 남기고 있다. 우선 권상우 측에 범행 일체를 자수한 사진작가가 합성한 사진은 두 장뿐이라는 데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사진은 다섯 장이다. 이에 따라 권상우 측은 합성된 사진이 두 장뿐인데 다섯 장이라 기사화한 언론사를 고소하겠다고 밝혔지만 고소는 이뤄지지 않았다. 언론에 대한 고소 의사를 밝히면서도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는 사진작가에 대해선 고소 의사가 없다고 밝힌 부분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영화배우 이지현의 납치 사건은 매우 끔찍한 사건이었으나 범인이 잡히지 않으면서 자작극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범행이 벌어진 양평과 양수리 일대를 직접 취재했던 기자로선 자작극은 너무나 허황된 ‘시나리오’라고 말하고 싶다. 납치된 정황과 목숨을 건 탈출 과정을 입증하는 증거를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연예계 X파일 2탄’이 존재한다는 소문도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바 있다. 이미 ‘연예계 X파일’을 통해 확실한 학습효과를 경험한 연예기획사들은 앞 다퉈 ‘연예계 X파일 2탄’의 실체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됐었지만 끝내 그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몇몇 연예기획사에서 그 실체를 확인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대중에 유포되지 않은 만큼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다. 이러는 와중에 엉뚱한 A4용지 네 장짜리 괴문서가 ‘연예계 X파일 2탄’이라고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여하튼 ‘연예계 X파일 2탄’이 실제 존재하는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이다. 만약 소문처럼 대중에 유포되지 않았지만 누군가 이를 가지고 있다면 연예계는 여전히 핵폭탄을 움켜쥐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