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하던 과정에서 기자는 또 다른 형태의 연예계 X파일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방대한 양을 자랑했고 내용도 다양했으나 너무나 황당한 구성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문제의 연예계 X파일이라 불리는 자료는 지난 10년 동안 각종 정보지에 올라와 있던 가십성 연예가 루머를 집대성해놓은 것이었습니다.
그 시작은 지난 99년 당시 정보지에 나돌던 여성 톱스타와 남성 스포츠 스타의 스캔들이고 가장 마지막에 실린 내용은 최근 ‘연예계 X파일 2탄’이라 불리던 정체불명의 괴문서에 담겨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결국 누군가 지난 10년 동안 증권가 정보지 등을 통해 소개된 연예가 가십 자료들을 집대성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필자 역시 취재 과정에서 접했던 정보지를 통해 한두 번은 읽어봤던 내용들인데 신뢰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정보지 등을 통해 유통되는 연예가 가십 정보의 경우 조금이라도 신뢰성이 있다면 기자들을 통해 사실이 확인돼 기사화되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지금 나돌고 있는 괴문서에 실린 내용은 지난 10년 동안 나돌던 연예계 루머 가운데 여전히 기사화가 되지 못한, 다시 말해 신뢰성이 가장 약한 정보들이란 얘기가 됩니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부분은 문제의 자료의 출처를 현직 기자의 노트를 무단 복사한 것이라고 밝혀 놓았다는 점입니다. 해당 언론사 이름까지 명확히 게재해 기자들만 아는 비밀정보인 양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연예인 관련 가십성 뒷얘기를 좋아하는 게 일반인들의 심리입니다. 그렇다고 이를 악용해 이런 괴문서를 만드는 행위는 그 어떤 이유에서건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재미 삼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 괴문서로 인해 해당 연예인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아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