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정다빈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00년이었습니다. 영화 <단적비연수>에서 최진실의 아역으로 출연해 조금씩 이름을 알릴 즈음 인터뷰를 가졌는데 아마도 정다빈이 연예계 데뷔 초기 정식 인터뷰를 통해 만난 몇 안 되는 기자들 중 한 명이었을 겁니다. 당시 정다빈은 필자를 ‘기자’라 부르지 않고 ‘오빠’라고 부를 정도로 연예인이라기보단 일반인에 더 가까웠습니다. 인터뷰 내내 웃음이 그치지 않았던 모습이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떠오를 정도입니다.
때론 정다빈에게 서운한 감정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신인시절 인연을 맺어 친분이 남다르다고 생각했으나 소위 뜨고 난 뒤에는 기자를 알아보지 못하더군요. 돌이켜보면 인기를 얻으며 만나게 된 기자가 워낙 많아 일일이 기억할 수 없었을 텐데 이를 서운하게 여긴 기자의 짧은 생각이 너무나 미안할 따름입니다.
그가 왜 자살이라는 방법을 선택해 세상을 떠났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렇게 밝던 사람이 연예계라는 살벌한 생존 경쟁의 전쟁터에서 무척이나 외롭고 힘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제는 부디 평안히 잠들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