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초저금리 상황 속에서 시세차익을 노린 ‘금테크’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3가 귀금속도매상가.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이 때문에 투자를 위한 순금이나 골드바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7월 30일 서울 종로3가 귀금속도매상가 일대에는 금을 구매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이 귀금속상가 일대 한 금거래상은 “2~3년 전 3.75g(1돈)당 세금 포함해서 30만 원 정도 가던 것이 7월 들어 16만 원대까지 떨어졌다”며 “최근 5년 사이 금값이 하락하면서 투자용 골드바를 찾는 사람이 30% 정도 늘었다. 4800만 원짜리 1kg 골드바 거래량도 늘었지만 40만 원대 미니 골드바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14K가 아닌 순금으로 된 팔찌나 반지 같은 액세서리 판매량도 부쩍 늘었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안전하게 금 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계산 전 순도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순금이라고 대뜸 구입했다 순도가 99.99%가 아닌 99.95%인 것을 나중에서야 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순금 제품이라고 유통되더라도 99.99%의 순금이 아닌 경우가 많다. 땜질이 필요한 액세서리 종류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순도를 물어보기 전까지 순도가 99.95%라고 먼저 설명하는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그 자리에서 순도를 확인하지 않으면 99.99%의 순금인 줄 알고 구매했다 나중에 되팔 때 손해 보기 십상이다.
골드바가 아닌 순금 액세서리를 구매할 때에는 금 값 외에 ‘가공비’를 어느 정도 추가로 청구하는지도 잘 알아두어야 한다. 순금반지 기준으로 가공비도 1만 원부터 10만 원까지 들쑥날쑥하다.
현금가가 낮다고 해서 현금영수증을 챙기지 않는 것은 금물이다. 현금가와 카드 계산 시 가격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다 보니 사람들은 보통 현금영수증 발급을 요구하지 않는 무자료로 현금거래를 한다. 실제로 금값은 대폭 하락했지만 가게마다 부르는 금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선물용으로 2돈과 3돈짜리 순금 반지를 찾고 있다”고 말하자 본격적으로 가격흥정을 시작한 A 업체는 1돈 당 ‘현금영수증 하지 않는 조건(무자료거래)의 현금가’로 16만 6000원, 현금영수증 발급 시 19만 6000원, 카드 계산 시 20만 원을 제시했다.
B 업체는 이 같은 거래 관행에 조금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무자료거래 시, 현금영수증 발급 시, 카드 계산 시 금액을 각각 따로 물어보자 “요즘 ‘금파라치’가 극성”이라며 기자에게 핸드폰 녹음 여부, 동영상 촬영 여부를 확인해줄 것을 요구했다. 녹음과 동영상 촬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B 업체는 현금가 16만 9000원, 카드 계산 가격 21만 원이라는 가격을 제시했다. C 업체는 구체적인 가격을 제시하지 않고 “지금 보고 온 최저금액보다 무조건 싸게 해 주겠다”고 흥정했다.
하지만 금을 무자료거래로 구입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한국귀금속유통협회 유동수 회장은 “사람마다 다른 가격에 금을 거래하고, 현금영수증 없이 현금으로 거래하는 것이 일반화됐는데 이를 무자료거래라고 한다”며 “무자료 거래의 위험성을 금괴를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구매한 금괴는 시리얼 넘버가 있는데 무자료거래인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무자료거래를 하면 순도가 보장되지 않은 금들을 구매할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