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9년 여성지 <우먼센스>와 인터뷰하던 나훈아. | ||
지난 72년 나훈아는 타의에 의해 세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시민회관 공연 당시 갑자기 무대 위에 오른 남성이 깨진 사이다 병을 휘둘러 왼쪽 뺨을 70여 바늘이나 꿰맨 사건이 벌어진 것. 가수가 무대에서 피습당한 최초의 사건이자 그 이후에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이듬해 나훈아는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이 아무개 씨와 약혼 사실을 밝히며 은퇴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은퇴 의사를 밝힌 뒤에도 계속 활동을 이어가 은퇴를 번복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계속되던 가운데 73년 7월에는 갑작스레 공군에 입대했다. 당시 언론은 나훈아가 여러 편의 TV 프로그램과 극장쇼에 출연 중인 상태였는데 갑작스럽게 군입대를 발표하면서 해당 방송사와 극장 측이 상당한 진통을 겪어야 했다고 전하고 있다. 최근 나훈아의 잠적과 이에 따른 세종문화회관 대관 취소와 비슷한 양상이다.
요즘도 그렇지만 최고의 스타가 군에 입대하면 팬들은 그가 하루 빨리 제대하길 기다리기 마련이다. 나훈아 역시 군 제대 시점인 76년 7월이 서서히 다가오면서 가요계를 뜨겁게 달궜다. 제대를 9개월 앞둔 75년 10월엔 3중 계약 파문에 휩싸였다. 당시 신문을 보면 나훈아가 과연 어느 음반기획사와 계약하느냐가 화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가 제대 후 음반 취입을 조건으로 세 음반사와 각각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까지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 이후 그는 더욱 뜨거운 뉴스를 안고 제대했다. 76년 7월 9일 서울남산외교구락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뒤 7세 연상의 영화배우 김지미와의 약혼을 발표한 것. 73년 약혼을 발표했던 이 씨와는 이미 76년 3월에 파혼했다. 이 자리에서 나훈아와 김지미는 “3월부터 거의 함께 살다시피 했다”며 동거 사실을 밝혔다. 당시 나훈아는 “장래성 있는 영구 직업을 찾기 위해 은퇴할 생각이 있다”며 또다시 은퇴에 대한 생각을 피력하기도 했다.
김지미와 나훈아는 82년 5월에 결별했다. 그 이유로는 약혼과 동시에 은퇴를 선언한 나훈아가 80년대 들어 다시 가수 활동을 시작하면서 생긴 갈등 때문이라고 한다.
83년 7월엔 14세 연하의 후배가수 정수경과의 결혼을 발표했다. 김지미와 결별한 직후인 82년 6월에 레코드사에서 우연히 만나 1년 동안 밀애를 즐겨왔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부분은 결혼 발표 10여 일 전에 아들이 태어났다는 사실. 당시 사회 분위기에선 이런 톱스타의 속도 위반이 상당한 화젯거리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정수경과 결혼한 이후 나훈아의 사생활은 완벽하게 베일에 가려진 채 존재해 왔다. 그러다 이번 잠적으로 인해 다시 한 번 그의 사생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무슨 사연이 감춰져 있는 것일까. 예전처럼 돌연 기자회견을 자청해 폭탄 선언을 할지 아니면 잠적설이 하나의 해프닝에 불과한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