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멕시코시티 한인타운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최 아무개 씨(55)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멕시코시티의 교민들을 상대로 5개의 낙찰계를 조직해 총 26명에게 13억여 원을 가로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05년 가족과 함께 멕시코에 취업비자로 입국한 최 씨는 남편의 사업 부도와 식당을 차리며 빌린 사채 등으로 채무가 불어나자 낙찰계를 조직했다.
조사결과 최 씨의 식당은 현지 여행가이드에 맛집으로 실리는 등 제법 유명세를 탄 한인식당이었다.
이 때문에 인근 한인식당 주인이나 일반 교민들로 구성된 계원들은 최 씨에 대한 큰 의심 없이 매달 500여만 원의 곗돈을 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16일 최 씨는 1억 2000여만 원 상당의 5번째 낙찰계를 조직한 뒤 계원 중 첫 번째로 곗돈을 받아 이 가운데 8000여만 원을 빌린 돈을 갚는 데 썼다.
이후 남은 4000여만 원을 가지고 지난달 23일 새벽 가족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도피하다가 잠복하던 경찰에 의해 긴급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 씨에게 압수한 낙찰계 장부와 회원명부 등을 통해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교민을 상대로 계를 조직한 뒤 곗돈을 떼어먹고 잠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