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가수 출신 연기자 대부분이 임팩트가 강한 미니시리즈 등을 통해 정극 데뷔를 하는 데 반해 이지현은 주부층으로 시청자가 제한되는 아침 드라마를 선택했다. 그 이유를 묻자 이지현은 “연기자로서는 이제 첫 발을 내딛는 만큼 6개월 동안 매일 촬영에 집중하며 실속 있게 배워 성장하고 싶다”라는 야무진 각오를 내보인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이지현을 만났다.
지난 19일 SBS 일산 제작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기자들 사이에선 이지현의 표정이 화제가 됐다. 제작발표회 내내 환한 표정과 심각한 표정이 계속 교차했기 때문. 연기자 데뷔 무대에서 ‘긴장’한 탓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연기자’란 꼬리표를 달고 달리기를 준비하는 ‘선수’의 독기 어린 집념의 표현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드라마는 처음이라 많이 떨리고 무거운 돌을 지고 있는 것처럼 부담스러워요. 시청자들이 그냥 신인 배우로 편히 봐주시면 좋을 텐데 아무래도 가수 출신이라 관심을 기울이며 보시겠죠.”
이지현이 연기자로의 변신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쥬얼리의 멤버로 활동할 당시부터다. 동료 박정아가 연기자로 데뷔할 즈음부터 연기 트레이닝을 받아온 것. 2006년 2월 쥬얼리에서 탈퇴해 소속사를 옮긴 이지현은 이나영 권상우 등을 가르친 연기 선생 수하에 들어가 본격적인 연기 지도를 받아왔다.
“아무래도 ‘가수 이지현’이라는 이미지를 지우는 게 힘들었어요. ‘당연하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 이미지도 부담이 됐고요. 이를 지우려고 지난 1년 동안 <만원의 행복> 하나만 진행하며 연기 트레이닝에 집중해왔어요. 드라마 촬영이 시작된 후부터는 대본에 푹 빠져 살아요.”
이지현이 성공적인 연기자 변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쥬얼리로 활동할 당시 안티 팬 때문에 심한 마음고생을 했던 이지현은 연기자 변신을 준비하면서도 어지간히 안티 팬이 신경 쓰였던 모양이다.
“그 부분을 해결하는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는 것 같아요. 드라마를 통해 정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분들도 제게 박수를 보내 주시지 않을까요?”
연기를 위해 쥬얼리에선 탈퇴했지만 멤버들과도 멀어진 것은 아니다. 박정아가 솔로 가수와 라디오 DJ 두 가지 영역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은 데 이어 서인영의 솔로 데뷔곡 ‘너를 원해’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제 이지현이 연기자 변신에 성공하는 일만 남았다.
“(서)인영이는 얼마 전에 <만원의 행복>에 출연했고 (박)정아 언니랑은 전화나 문자로 자주 연락해요. 한 번은 정아 언니가 진행하는 라디오를 듣다 문자로 방송에서 내 얘기 좀 해 달라고 장난을 걸었더니 언니가 ‘작가가 안 된대’라며 맞받아치더라고요.”
이지현은 쥬얼리 활동 당시를 그리운 추억이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앞으로 좋은 연기자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이상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약속한다. 이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길 바라는 것은 그의 팬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