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의원들이 미국 방문 중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유가족들에게 감사의 큰절을 올렸다. 연합뉴스
김 대표 수행단만 살펴보더라도 그의 위상을 잘 알 수 있다. 김 대표 방미엔 김정훈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나경원·장윤석·이군현·김학용·김영우·강석호·정옥임·김종훈·심윤조·양창영 의원이 동행했다. 현역 의원만 11명이다. 모두 김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다. 이들 외에도 김 대표를 따라가기 위한 물밑 로비전이 치열하게 벌어졌었다는 후문이다. 또 40여 명에 육박하는 취재진이 김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하기 위해 따라 나섰다. 아무리 집권당 대표이긴 하지만 차기 유력 주자가 아니고서는 상상할 수 없는 ‘매머드 급’ 규모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권의 유력 차기주자이던 시절 방미와 비교해 보면 김 대표의 몸값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이해된다. 의원 시절이던 2009년 5월 박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했다.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경선에서 패했던 박 대통령은 당시 여권의 유일무이한 차기 주자였다. 박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해 대학 강의, 교민 방문 행사 등에 참여했는데 당시 10여 명의 친박 의원들과 20여 명의 취재진이 동행했다. 김 대표 방미 때보다 다소 적은 규모였다. 이에 대해 이재광 정치평론가는 “솔직히 지금의 김 대표가 2009년 박 대통령보다 힘이 셀 수밖에 없다.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의원들로선 공천권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김 대표에게 눈도장을 찍고 싶어 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여권 내에서는 이번 김 대표 방미로 인해 당·청 관계가 다시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대두된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거취 논란 이후 일시적으로 조성된 밀월모드가 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이는 김 대표의 다소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언행들을 여권 핵심부에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김 대표는 2013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개헌론’을 언급해 청와대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새누리당 친박 의원은 “당 대표라는 분이 외국에 나가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