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장영석 기자 | ||
서울 강남 일대 유흥업계 관계자들은 엠넷미디어의 나이트클럽 인수 참여를 두고 ‘공룡의 탄생에 대기업이 화룡정점을 한 것’이라 얘기한다. 현재 엠넷미디어가 인수 과정에 참여한 나이트클럽은 신사동 소재 S호텔 지하에 위치한 B 나이트클럽이다. 이곳은 청담동 소재 R 호텔 지하의 J 나이트클럽과 함께 강남 ‘영계텍(20대 초반이 주요 손님층인 업소를 지칭하는 표현)’ 나이트클럽의 양대 산맥을 형성해온 곳이다. 600평대의 대규모 나이트클럽인 이곳은 현재 내부수리 중으로 70억 원대에 매각됐다.
B 나이트클럽을 인수하는 이들은 강남 일대 유흥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우선 쌍벽을 이뤘던 J 나이트클럽 사장이 주축이다. 그 이유는 J 나이트클럽이 위치한 R 호텔이 주상복합건물로 재건축돼 곧 영업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 또한 강남 일대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T 룸살롱 사장이 참여해 강남을 대표하는 나이트클럽과 룸살롱 사장이 함께 B 나이트클럽을 인수하는 모양새가 완성됐다. 여기에 이들과 친분이 두터운 수입업 사업가도 인수에 참여했고 마지막으로 엠넷미디어가 10%대의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강남 일대 유흥업계 대표주자들과 대기업 계열사인 엠넷미디어 등이 참여해 인수한 B 나이트클럽은 강남의 양대 산맥인 B 나이트클럽과 J 나이트클럽이 한 업소로 통합된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두 나이트클럽 모두 시설이 낙후해 최신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C 나이트클럽 등에 다소 밀리는 형국이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B 나이트클럽은 대대적인 내부 수리에 들어갔는데 관계자들 사이에선 나이트클럽 내부에 수영장까지 갖춰진 최신 시설의 나이트클럽으로 부활하게 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명칭 역시 S 나이트클럽으로 바뀔 전망이다.
인근 나이트클럽 관계자는 “나이트클럽은 능력 있는 웨이터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B와 J 나이트클럽은 모두 최고 수준의 웨이터만 수백 명씩 확보하고 있다”면서 “현재 B 나이트클럽 웨이터들이 대부분 J 나이트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S 나이트클럽이 오픈하면 두 나이트클럽 웨이터들이 한 곳에 모여 금세 인근 나이트클럽 업계를 평정하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
이 과정에 엠넷미디어가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우선 J 나이트클럽 사장이 연예 관계자들과 두루 친분이 두터운 게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J 나이트클럽은 워낙 연예인이 많이 찾는 업소인 데다 뮤직비디오와 케이블 방송의 촬영 장소로도 자주 쓰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뮤직비디오나 케이블 방송에 자주 소개될수록 손님도 많이 몰려들어 매상이 급증한다고 설명한다.
방송이나 뮤직비디오에 노출되는 게 매출에 영향을 크게 미침에 따라 이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은 활발하다고 한다. 따라서 엠넷미디어는 새로 오픈하는 S 나이트클럽을 통해 손쉽게 촬영 장소를 마련하고 S 나이트클럽은 이를 통해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다. 또한 내부공사를 마친 뒤 새로운 이름으로 오픈하는 만큼 홍보가 중요한데 이 부분 역시 엠넷미디어 케이블 방송을 통해 손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취재 과정에서 연예인이 개인 지분으로 인수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도 접할 수 있었다. 내부공사가 끝난 뒤 새로 오픈하면 큰 수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인수 관계자들과 친분이 깊은 연예인들이 개인적으로 지분 투자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이런 일은 서울 강남 일대의 유흥업소에서 매우 흔한 일이라고 한다. 나이트클럽이나 가라오케 같은 유흥업소를 새로 열거나 인수하는 과정에서 친한 사람에게 공모주 형식으로 지분을 제공한 뒤 투자자들에게 연예인 누구누구가 투자했다며 투자를 권하곤 한다는 것.
또한 B 나이트클럽이 내부공사를 마친 뒤 S 나이트클럽으로 재탄생하면 연예인의 출입도 매우 잦아질 전망이다. 대부분의 연예인이 자신의 매니저와 친분 있는 웨이터를 따라 나이트클럽을 찾기 때문.
결과적으로 의도와 달리 엠넷미디어의 나이트클럽 인수 참여는 서울 강남 일대 유흥업계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은 물론, 연예인의 술자리 문화에까지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