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 언론대학원에 입학한 김아중.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그들이 진정 대학원에 진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의 대학원 진학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대학원에 진학한 연예인의 실태를 살펴본다.
지난 6월 2일 드라마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의 프로모션차 일본행을 앞둔 이효리는 “경희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국민대학교 연극영화과를 8년 만에 졸업한 이효리는 미디어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언론대학원 미디어 예술학과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취재 과정에서 이상한 부분이 발견됐다. 경희대학교 언론대학원 2007년 후기 합격자 발표는 6월 18일인 것.
이효리의 대학원 합격 발표 과정에 대해 문의하자 소속사 측은 “아직 합격 통보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정정했지만 의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효리가 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발표한 지난 2일이 경희대학교 언론대학원의 면접 전형 당일이었다는 것. 타 대학원과 달리 경희대학교 대학원은 특별전형 없이 일반전형만 진행돼 반드시 면접 과정을 거쳐야만 합격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경희대학교 언론대학원 관계자는 “원래 면접일이 2일인데 이효리 씨는 1일에 면접을 봤다”며 “바쁜 일정이 있으면 (면접) 날짜를 조정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며 해명했다. 이효리의 합격 여부에 대해서는 “18일이 발표일이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닌데 보도가 그렇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바쁜 톱스타라지만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입시에서 특정인의 편의를 봐주는 것은 분명 형평성에 어긋난다.
가수 비는 대학원을 옮기면서 구설수에 휘말렸다. 비는 지난해 3월 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퍼포밍아트학과에 입학했지만 두 학기만 이수한 채 올해 3월 단국대 대중문화예술대학원으로 학적을 바꿨다. 일각에선 단국대학교 대학원이 더 높은 장학금을 제시했기 때문에, 심지어 전액 장학금을 약속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 대학원에 재학 중인 비와 이효리. | ||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비가 지원받을 수 있는 장학금은 전체 학비의 50%. 단국대학교 대중문화예술대학원 관계자는 “직장인의 경우 30%를 지급하지만 전국 규모 예술문화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으면 50%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비는 가수 대상을 받은 경력이 있어 50%의 장학금 혜택자”라고 전했다. 이에 반해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는 동문장학금이라는 명목으로 학비의 20%만을 지원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비가 더 많은 장학금을 받기 위해 대학원을 옮긴 것이 사실일까. 조사 결과 이는 루머인 것으로 판명됐다. 심사기준이 엄격하지만 경희대학교 대학원에도 사회 경력이 5년 이상인 재학생의 경우 50%에서 많게는 전액까지 지원해주는 장학금 제도가 마련돼 있었다. 비가 전액 장학금을 바랐다면 대학원을 굳이 옮길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대학원을 옮겨 졸업 시기를 늦춤으로써 천천히 군에 입대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은 김현정 김아중 전도연 소이 심형래 성시경 등 유명 연예인들이 동문인 곳이다. 연예인이 여럿 다녔다는 이유로 입학이 쉬울 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은 언론학을 전공한 이들도 면접에서 떨어지는 일이 흔할 정도로 입학 경쟁이 치열하다. 합격자 선별은 학부 성적 50, 실기 50, 면접 100을 반영하며 때론 영어 면접이 진행될 정도로 입학이 까다롭다. 그럼에도 관련 없는 과를 나온 연예인들은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에 손쉽게 진학하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측은 “직장 경력이 5년 이상인 분들을 인정해주는 특별전형이 있다”며 “관련 분야를 전공하지 않아도 사회경력을 인정을 해주기 때문에 그 쪽으로 (연예인들이) 입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상당수의 연예인 대학원생들은 대학원에 등록만 해놓은 채 출석을 하지 않거나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대체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학업에 임하고 있었다. 물론 실력으로 입학해 학업에 열중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 수가 많지 않다는 것이 취재 과정에서 만난 대학원 교수의 설명이다.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