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놀랄 때는 저도 모르게 ‘어머!’ ‘어이쿠!’ 하는 소리가 나온다니까요. 7월에 일본 갔다왔는데 일본 친구들도 한국사람 같다고 했어요. 일본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염색을 하는데 제 머리는 까맣잖아요. 옷차림도 단정하니까 한국사람 같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에는 일본말이 잘 기억 안 나요. 그게 뭐였지 하고 한참 생각하는 거 같아요. 사오리 한국사람 다 됐어요.(웃음)”
그의 한국인 본색(?)은 언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추어탕과 주꾸미 볶음을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추어탕을 먹지 못하는 기자에게 “그렇게 맛있는 걸 왜 못 먹느냐”며 타박했다.
“한국 음식 맛있어요. 매운 것도 잘 먹어요. 추어탕 꼭 먹어보세요. 전 노래방도 좋아해요. 쥬얼리의 ‘니가 참 좋아’나 이지혜의 ‘러브미 러브미’는 애창곡이에요.”
사오리 장의 한국 사랑은 지극하지만 그가 한국 땅을 밟은 건 불과 2년 전 일이다.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던 한국에 대한 막연한 열망 때문에 무작정 유학길에 올랐다. 그렇게 시작된 한국 생활. 한국어를 공부하고 문화를 접하게 된 것은 1년 6개월밖에 안 됐지만 KBS <미수다> 덕분에 연예계에 입문해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물론 한국에 오기까지 그 과정이 녹록지는 않았다. 사오리는 일본에서나 한국에서나 이방인으로서 정체성에 혼란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한국과 일본 어느 곳에도 속할 수 없었던 ‘일본인 사오리’와 ‘한국인 장은주’ 사이에서다.
학창시절 재일교포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았다는 사오리 장. 그는 이제야 자신을 찾았다며 환하게 웃어 보인다. 해결해야 할 숙제는 산더미 같지만 연신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에게 넘지 못할 난관은 없어보였다.
하지만 사오리 장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한국말도 못하는데 방송에 나온다’는 질책이 그를 가장 힘들게 한다. <미수다> 하차 후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데 대한 미움도 톡톡히 받고 있다.
“제가 방송에 나오니까 말이 많은 거예요. 한국말 못하는 게 뭘 할 수 있겠느냐고. 그건 맞아요. 아직 말도 서툴고 문화도 낯설어요. 하지만 한국말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방송도 어떻게 하는지 잘 보고 있으니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