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동안클럽’. | ||
대표적인 예가 ‘동안클럽’의 벌칙 의자다. 건강 상식을 퀴즈로 푸는 ‘동안클럽’의 벌칙 의자는 앞에 서 있는 출연진이 문제를 못 풀면 뒤에 앉아 있는 출연진의 의자가 360도로 돌아가게 돼있는 신개념 벌칙기구다. 마치 놀이동산의 놀이기구를 방불케 하는 이 의자의 가격은 한 개당 500만 원. 총 4개의 벌칙 의자가 쓰여 총 제작비는 2000만 원, 그런데 매주 세트에 4개의 벌칙 의자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도 500만 원이나 된다.
최근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상식을 퀴즈로 풀어나가는 MBC <7옥타브>도 수직상승하는 의자로 벌칙을 가하고 있다. 문제를 틀렸을 경우 갑자기 올라가는 의자 때문에 출연진들은 가슴을 쓸어내리기에 급급하다. 이 의자의 가격도 한 개당 약 110만 원. 방송에서 총 6개 의자가 사용되기 때문에 660여만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기계 한 대당 제작기간은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다. 그러나 엄앵란 등 나이가 있는 출연진에게는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젊은 출연진들에게는 스릴을 느낄 수 있도록 개별적으로 기계를 조작해야 하기 때문에 제작 기간이 연장되기도 한다.
예전 오락프로그램의 게임을 재현하는 ‘옛날TV’의 물 폭탄 기계도 눈길을 끈다. 큰 비커처럼 생긴 이 기계는 최고 60리터까지 물을 가뒀다가 게임에 지는 출연진에게 엄청난 양의 물세례를 쏟아 붓는다. 이 기계에 대해 MBC ‘옛날TV’ 관계자는 “가격은 200만 원이며 제작기간은 일주일이다”고 말했다.
이렇듯 벌칙 기계를 제작하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예전 프로그램에 사용했던 기계를 재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MBC <무한도전>에서는 출연진들이 ‘플라잉 체어’를 다시 사용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벌칙 기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한 방송사의 오락프로그램 벌칙 기계를 제작하고 있는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보통 PD나 세트 디자이너들이 프로그램 기획회의를 거쳐 벌칙 기계를 주문한다”며 “그 후에 외주제작사에서 요구한 디자인에 맞춰 기계를 제작하면 최종적으로 시험해본 후 프로그램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