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부분은 출연 분량이 많지 않다는 점. 2회와 3회, 단 두 회에만 출연했지만 탁월한 연기로 <태왕사신기>의 순조로운 출발을 이끌어 냈다. 애초 김선경의 출연 분량은 4회분이었는데 극의 빠른 전개를 위해 출연 분량이 2회로 줄었다.
“김종학 감독님을 만나 캐스팅이 확정된 뒤 1년가량 <태왕사신기>에 올인했어요. 주위에 ‘난 4번 살고 죽는 여자’라고 말하곤 했는데 그마저도 두 번 사는 것으로 줄었지만 최선을 다한 만큼 아쉬움은 없어요.”
그동안 무대 위에서 뿜어 내던 김선경의 연기 에너지를 브라운관으로 온전히 옮겨 온 이는 바로 김종학 PD다.
“감독님이 ‘무대 연기에 익숙해 목소리와 행동이 다소 크다’면서 제 연기를 드라마에 맞게 고쳐 주셨어요. 감독님의 연기 지도의 핵심은 카메라 앞에서 즐기라는 것이었는데 즐겁게 연기한 게 브라운관에 고스란히 드러난 거 같아요.”
시청자들의 호평도 줄을 잇고 있다.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네티즌들의 편은 ‘악역인데도 전혀 밉지가 않았다’는 것. 사실 ‘연씨부인’의 죽음은 ‘담덕’(배용준 분. 훗날 광개토대왕)이 어린 시절부터 지혜로웠음을 보여주며 담덕과 ‘연호개’가 대립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설정이다. 그런데 김선경의 뛰어난 연기로 인해 오히려 연씨부인의 모성애에 더 큰 포커스가 집중됐다.
“어떤 엄마라도 아이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끼지 않을 거예요. 이런 심정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는데 시청자들이 이해해주신 것 같아요. 아마도 모성애의 승리가 아닌가 싶어요.”
<태왕사신기>로 인해 확실히 뜨기는 떴다. 드라마 외주제작사로부터 출연 제의가 줄을 잇고 매니지먼트사에서도 연락이 끊이지 않는단다.
“시트콤 출연 제안이 가장 많은데 저는 절대 시트콤이 뮤지컬 배우의 방송 등용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요즘 뮤지컬계 후배 엄기준이 시트콤 <김치치즈스마일>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기분 좋지만 저는 시트콤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진솔하게 더 배울 수 있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요.”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