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스트는 정책이나 법안 통과를 위해 관계자와 접촉, 소속 단체에 유리한 방향으로 설득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SBS 새 수목드라마 <로비스트>에서 장진영도 무기를 거래하는 국제 로비스트로 분해 카리스마를 발산할 예정. 늘 새로운 역할에 목말라하는 장진영은 “국내 최초로 로비스트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내가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며 “총 쏘는 법, 말 타는 법, 영어 등 촬영하는 것보다 준비해야 할 것들이 더 많았지만 이번 드라마처럼 즐겁게 촬영하는 건 처음”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여자의 몸으로 감당하기에는 이 역할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말을 타며 총을 쏴야 하고, 모래바람이 거센 사막 한가운데에서 육탄전도 불사해야 한다. 게다가 이번 드라마에서 사용되는 총은 모형이 아닌 드라마 촬영지인 키르키즈스탄에서 사용되고 있는 AK소총. 총알은 공포탄이지만 촬영장에서 울리는 총소리가 전쟁터 한복판에 있다는 착각마저 들게 한단다. 그래도 장진영은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가녀린 손으로 총자루를 쥐었다. 이번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는 송일국 한재석도 장진영에 대해 “여배우로서 감당하기 힘든 촬영임에도 항상 밝고 긍정적”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당당한 여자’ 장진영에게도 두려움은 있다. 작품 속 장진영은 주체적인 여성이지만 실제로는 상처를 쉽게 받기 때문. 그는 강해 보이기 위해 오기를 부릴 때도 있는 평범한 여자였다. 장진영은 “작품 속에서 날 본 사람은 당당하다고 하지만 실제 성격이 의외로 소심해서 평소와 다른 캐릭터를 선택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며 “그런 역할에 대해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두려움을 떨치고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작품과 연기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영화 <청연> 때보다 한결 여유로워 보이는 장진영. 로비스트로 분한 장진영에 기대를 거는 건 “24부작 드라마는 영화를 24편 찍는 것과 같다”는 그의 말처럼 이번 작품을 통해 장진영의 매력을 24번 느낄 수 있을 거라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